기억의 필름을 되감아보면 아직도 잔상처럼 아른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는 몇 장면이 있다. 노스게이트 재즈바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공연을 봤던 순간, 농부악 공원 잔디밭에 누워 키가 큰 나무들 사이로 유유자적 떠내려가는 구름을 보며 했던 신선놀음, 썽태우가 뿜어내는 매콤한 매연이 코를 찌르지만 금세 얼굴을 씻겨주던 미지근한 바람의 감촉, 그리고 사고팔고 먹고 부르는 사람들로 가득해 활기찬 야시장까지.
혼자 하는 첫 여행이 치앙마이여서 정말 다행이다. 이렇게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때의 기억으로 일상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준 치앙마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아직 못 가본 나라도 많고 가보고 싶은 나라도 너무나 많지만,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나는 다시 치앙마이를 찾게 될 거라고. 첫 여행 때처럼 예정된 충동처럼.
그리고 우연히, 아니 필연인 것 같다. 치앙마이 여행기를 마무리하는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라오스에 있다. 여행의 시작을 읽었다면 기시감이 들 것이다. 2월에 비상착륙했던 비엔티엔 공항에 어제 다시 착륙했다. 치앙마이에서 돌아온 후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라오스 여행을 예약했던 것이다. 그래서 다음 브런치북은 라오스, 그중에서도 주로 루앙프라방 여행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언젠가 다시 만날 치앙마이, 그때까지 잘 지내!
Sabai dee k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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