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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동재 Feb 18. 2023

126. 멕시코: 할라뻬뇨 아세요?

한국인의 주식은 밥과 김치다. 김치는 끼니마다 밥상에 오르는 기본 찬이다. 그만큼 한국인에게 김치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다. 오죽하면 "김치 없인 못살아! 정말 못살아"라는 가수 정광태의 '김치주제가' 노래가사까지 있겠는가?


바다 건너 미국아래 한국보다 20배 큰 나라, 멕시코가 자리한다. 멕시코 대표음식은 토르띠야에 고기를 싸서 먹는 타코이다. 그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맛은 먹어도 먹어도 또 먹게 되며, 쉽게 질리지 않는다. 그런데 아무리 맛있는 타코라 할지라도, 주재료가 기름진 고기이기에, 여러 개 먹다 보면 자연스레 속이 니글니글해진다. 이때 먹는 것이 바로 새콤달콤한 초절임고추, 할라뻬뇨(jalapeños)이다. 


할라뻬뇨는 멕시코 베라크루스의 주도 할라빠 (jalapa)의 지명에서 유래한다. 원산지 지명, 할라빠(jalapa)에 '~의'라는 형용사어미 ~ño, ña를 붙여 '할라빠의'라는 뜻을 갖는다. 그래서 이 고추의 명칭을 할라뻬뇨 jalapeño가 된 것이다. 

(jalapa 할라빠 지명 + ño ~의 형용사어미 = jalapeño 고유명사 할라뻬뇨고추)


멕시코 음식에서 한국의 김치역할이 바로 할라뻬뇨이다. 이 고추 덕분에 한국인들이 멕시코 음식을 먹어도 느끼함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듯하다. 우리가 먹는 할라뻬뇨는 생고추가 아닌 초절임 가공고추이다. 즉, 멕시코 할라뻬뇨 생고추를 물, 식초, 소금에 절인 것이 시중에 유통된다. 


15세기 신대륙 발견 후, 스페인 탐험가들은 아메리카에는 후추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후추 향신료 대용으로 고추를 유럽으로 가져갔다. 냉장냉동기술 이전의 음식저장 방법은 고기나 생선을 건조, 훈제 혹은 염장뿐이었다. 한편 과일 야채의 보관법은 초절임이었다. 이것을 영어로 피클(pickle), 스페인어로 에스까베체 (escabeche)라 한다. 우리가 피자와 함께 먹는 오이피클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피클에 느 오이피클 이외에도 수많은 야채소 피클이 존재한다. 이런 초절임기법을 멕시코 고추에 도입해 '할라뻬뇨스 jalapeños)'가 탄생했다. 


현재 일반마트의 외국식품코너에서 터키, 튀니지, 태국, 페루, 멕시코등에서 수입된 슬라이스 할라뻬뇨 혹은 통 할라뻬뇨가 병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또한 멕시코 음식점이나 피자, 햄버거, 핫도그를 파는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할라뻬뇨의 맛을 즐길 수도 있다. 


아직 할라뻬뇨를 맛보지 못한 분도 그리고 이미 맛보신 분도 계실 것 같다. 오늘 하루, 김치대신 할라뻬뇨를 통해 중남미 멕시코의 맛을 느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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