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물의 딜레마

거기에 이제 꿀녹차까지

by 솔의눈

출근하면 한 손에는 텀블러, 한 손에는 머그컵을 들고 탕비실로 간다.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에 캐러멜향 크렘 브륄레 캡슐을 넣어 큰 컵 한번, 작은 컵 한 번을 누르고, 커피가 나오는 동안 텀블러에 얼음을 가득 담는다. 머그컵에 향긋하게 담긴 커피에 얼음을 때려 넣으면 업무 준비 끝!


출근하자마자 공복에 내려마시는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은 내 오랜 아침 루틴이다.


하지만 2주 전부터는 그 자리를 녹차가 대신하고 있다.

나혼산 재방송을 보는데, 따뜻한 녹차에 꿀을 한 스푼 넣어마시면 붓기 빼는데 효과가 아주 좋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요즘 부쩍 피부관리에 관심과 정성을 쏟는 참이었다. 얼마 전 새로 산 기초화장품들과 그 '붓기빼는 차'를 함께 하면 효과가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아침에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차가 더 좋을 것 같은 막연한 믿음도 더해져, 현미녹차와 꿀이 내 책상 위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런데 꿀녹차가 커피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었다. 커피의 맛이 그립기도 했고 왠지 커피를 한 잔 마셔야만 뇌가 잘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결국 아침에는 꿀녹차, 오후에는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문제는 오전에는 녹차, 오후에는 커피가 책상 위를 지키다 보니 물을 마실 틈이 없어진 것이다. 물을 많이 마셔야 피부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는데.. 하루에 적어도 1.5리터~2리터는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인데, 녹차와 커피를 마시느라 하루에 물을 한 잔 마실까 말까 할 지경이 돼버린 것이다.


아침에 커피 한잔만 마실 때는 500ml 텀블러에 물을 가득 채워서 하루 두 병은 꼬박꼬박 마셨다. 이것도 의식적으로 '물을 많이 마셔야 해'라는 생각을 하면서 챙겨마신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마실 것에 녹차까지 추가했더니 배가 부르기도 하고, 화장실도 자주 가게 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사실 커피만 포기하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커피를 안 마시면 정말 머리 회전이 안되고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오랜 습관일 뿐.. 하루 일과에서 커피만 빼면 아침에 붓기 빼는 녹차를 마신 후에 물로 나머지 수분을 채우면 된다. 혹은 녹차를 빼버려도 된다. 그런데 꿀녹차가 실제로 붓기 빼는데 효과가 있는 듯해서 꾸준히 마셔보고 싶다.


붓기도 빼고 싶고, 커피도 먹고 싶고, 물도 많이 마셔야 할 것 같고... 어느 것 하나 포기하기가 싫은 어리석은 중생인지라, 출근하는 차 안에서부터 '오늘은 아침에 녹차 마시지 말고 커피 마실까... 아냐 그래도 녹차를...' 하면서 고민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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