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을 위한 가족회의를 연 이유는 여행 계획을 다섯 식구가 모두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종종 즐거움을 위한 가족 여행이 오히려 가족 불화의 원흉이 된다. 공유되지 않은 일방적인 여행 계획 때문이다. 사전에 공유되지 않은 여행 스케줄은 가족 구성원들을 여행에 대해 수동적이게 하고, 여행 중 불만과 갈등의 이유가 된다.여행 계획을 함께 짜는 것을 통해서 불평을 원천 봉쇄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출발 몇 주 전 가족회의를 소집했다. 먼저 여행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아! 이번 여행의 목적은 1편에서 적었듯이 인도 은행에 휴면계좌로 묶여 있는 돈을 찾아 타지마할을 보는 것이다) 항공 스케줄과 큰 동선을 공유하고, 세부 동선을 함께 계획했다. 여행의 총예산을 아이들에게 알리고, 여행 중 각자가 꼭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자고 했다. 그러자 아무 말 대잔치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가족 여행을 갈 땐 미리 모든 일정과 예산을 아이들과 공유하고 계획해 보라. 여행 중 갈등과 불만을 줄이고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모두가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다 다르다. 그리고 거리와 비용에 대한 고려, 실현 가능성 따위는 인도 갠지스강에 수장시켜 버린다. 인도에 있는 사막에서 1박 캠핑을 해야 한다는 둥, 무조건 인도 기차를 타고 하룻밤을 자면서 도시를 이동해야 한다는 둥, 1일 1 망고는 기본이라는 둥(계절에 대한 고려 따위는 없다). 딸랑 2주일 동안 5명 대 가족이 이 모든 걸 정말 할 수 있을까 하는 온갖 마음속 소망들이 쏟아진다.
그런데 이런 계획의 시간이 가족 모두에게 여행을 이해하게 해 준다. 내가 원하는 망고를 왜 이번 여행에서는 먹을 수 없는 건지, 사막에 가서 하룻밤을 자는 것이 왜 이뤄질 수 없는지, 왜 비행기를 이렇게 오랫동안 타고 가야 하는지를 수용하고 용납한다.
드디어 모두가 합의하고 기대하는 계획이 완성되었다. 이렇게 오비글스 가족은 인도를 향한 부푼 기대를 가지고 곧 시작될 서른 시간의 비행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