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을 위한 큰 행사를 준비하면서 몇몇 렌탈 업체와 전화 상담을 진행했다. 각각 짧은 통화였지만 고객의 지갑을 여는 것은 뭔가 대단한 큰 차이보다는, 정말 한 끗 차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사전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파악해본 결과, 사실 웹사이트에 공개된 가격은 거의 비슷했다. 대부분 시장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업체를 결정하게 된 건 가격이 아니라 짧은 통화에서 주는 경험이었다.
첫 번째 업체는 대표님이 직접 전화를 받으셨는데, 음질도 좋지 않았고 태도도 무심했다. "100만 원쯤이면 되겠는데요?" 라며 대충 견적을 얘기하고, 이메일은 개인 네이버 주소로 보내달라고 하셨다. 신뢰가 바로 떨어졌다. 당연히 팔로업 연락은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업체는 상담원이 친절하긴 했지만, 우리의 요청사항에 잘 모르는 것 같았고 모호하게 답했다. 이메일로 날라온 견적서도 조금은 모호했다. 뭔가 나중에 추가 청구 내역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격은 가장 저렴했지만, 꼼꼼하게 챙겨주지 않을 것 같아 패스했다.
세 번째 업체는 달랐다. 상담원은 친절했고, 하나하나 꼼꼼히 질문을 던졌다. 심지어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먼저 체크해주었고, 그 내용을 반영한 디테일한 견적서를 보내왔다. 뭔가 이 업에 대해 굉장히 전문성이 있어보였고, 행사 준비에 대해 잘 모르는 나를 가이드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부에 세 번째 업체를 적극 추천하였고, 당연히 이 업체와 바로 진행하기로 했다.
통화는 길어야 3~5분. 대면 미팅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짧은 통화에서 보여준 각각의 태도와 질문, 대화의 깊이에 따라 고객 경험은 극적으로 달라졌다. 고객이 어떤 서비스를 받기 위해 업체에 처음 전화할 때는 사실 본인 자신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아보려고 전화하는 것이다.
고객을 먼저 적극적으로 가이드해주고, 적절한 질문을 던져주고, 답답한 부분을 알아서 긁어주며 가이드해주는 곳에 신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지갑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