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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Feb 28. 2020

두고 온 우주가 그리워 슬퍼하는 여인과의 대화

내면아이를 만나는 명상






그녀는 그렇게 자신이 이 세상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그녀의 생각이 '다오이즘' 에서 기원했던 것인지 아닌지는 안타깝게도 나의 지식수준에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그래도 나의 손금을 봐준 비범한 그녀에게 나도 무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방금 내가 발견한 그녀 눈 속에 가득했던  '고독과 슬픔'은 이틀 동안 내가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이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즉 그녀가 나에게 숨기고 있는 것이 전혀 없이 진실하게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를 믿기에 자신의 약점을 더 이상 감출 필요가 없었던 것이리라. 




내가 먼저 명상에 대해 얘기를 시작했다. 




"물론 저보다 명상을 많이 하시겠지만, 제 경우에 마음이 우울해지거나 이유 없이 기분이 다운되는 경우에 이유는 늘 하나더라고요. 그것은 나와 세상이 단절되어 있다는 고립감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외로움과 고립감이 생기지 않도록 스스로를 위안하는 명상을 해요. 저 자신을 지켜주는 '가디언, 수호천사'를 내가 가장 연약했던 시간으로 보냅니다.   그런데 제가 고안한 '수호천사 명상'은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달라요. 수호천사나 하나님을 나를 지켜주는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저 스스로를 시간을 달리해 존재하는 무수한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로 성장해 어른이 된 저 자신을 보낸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명상 속에서  제가 아주 어릴 적, 10살즘 되었을 때의  저를 찾아가 뒤에서 따스하게 안아주고 귓가에 속삭여 줍니다. 


"인웅아 걱정하지 마, 춥고 무섭지?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너는 커서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전 세계를 날아다니는 국제선의 비행기 기장이 될 거야. 아저씨가 바로 40년 뒤의 너의 모습이란다."


이것뿐만이 아니라 어떤 때는 나이 70이 된 저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가 지금 나에게 찾아오는 기운을 느껴봅니다. 그가 나의 뒤에 서서 속삭입니다.


"어이 정기장, 힘들지? 걱정하지 마. 다 잘되었다네. 아이들은 다들 잘 자라 주었고 나도 여유롭게 노후를 즐기고 있다네. 자네 잘하고 있으니까 그대로만 계속하면 된다고 말해주려고 왔네. 그리고 일이 잘못될까, 비행에서 실수할까 걱정 너무 하지 마시게. 자네 아무 일 없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정년을 마치고 은퇴하게 된다네. 내가 뒤에서 지켜보면서 큰 실수 할 것 같으면 알려줄 테니 그 점도 걱정하지 마시게!"




그때까지 나의 이야기를 들은 그녀가 




"그건 '내면 아이' 명상법이군요?"


라고 금방 알아차리고 물었다. 




역시 그녀는 보통 여성이 아니다.  




"예 맞아요. '내면 아이'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명상법이죠. 보통은 지금 현실의 내가 명상을 통해 과거의 나에게 찾아가는 방식이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미래의 나'도 현재의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해 계속 찾아오고 있지 않을까요?"




우주가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이고 창조주 역시 그 거대한 에너지의 가장 근원적 부분이라고 본다면 저 역시 그 거대한 에너지의 일부가 아닐까요? 이러한 이해에서 저 스스로를 수호천사로 상상해 명상하는 것이 영 틀린 이해는 아닐 겁니다. "




그녀가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다. 




"음 그 부분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부분입니다. 고마워요. 이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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