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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Nov 21. 2019

기장인 내가 생각하는 CRM

Crew Resource Management

CRM (CREW RESOURCE MANAGEMENT)에 대하여

400여 명의 승객과 20명 가까운 크루들을 책임지는 기장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CRM은 ‘기장이 이용 가능한 모든 인적 자원을 최대한도로 이용해 최선의 선택과 결과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저의 LEADERSHIP 은 우선 믿고 맡기는 스타일입니다.
99퍼센트의 비행에서 믿고 맡기는 저의 리더십은 전혀 문제가 없이 거의 언제나 준수한 성과를 냅니다.
기장으로서 가장 주의하고 하지 않으려는 일이 바로 불필요한 간섭입니다. 놔두면 다 알아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간섭하기 시작하면 일을 시키는 리더나 직접 일을 하는 팔로워나 모두가 곱절의 힘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일을 지시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둘째 저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확한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많은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먼저 들으려 합니다.
최선의 문제 해결은 결국은 기장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승무원들의 의견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례로 카이로에 도착한 직후 두바이 공항이 일시 폐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크루들과 호텔로 이동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저는 크루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들었습니다.
“유니폼을 세탁해 주세요, 충분한 휴식이 가능하도록 해주세요, 룸서비스를 포함한 식사를 지점에서 처리해 주세요”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요구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정리된 머리로 지점장을 만나 하나하나 얘기를 하니 모두 들어주더군요. 저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둘째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크루들에게 생각할 시간, 토의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중앙 유압장치가 모두 누출되어 비상 착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실 처음부터 저는 그 순간부터 이후 착륙 이후의 상황을 모두 머리에 선명히 그릴 수 있는 익숙한 고장이었습니다. 그저 부기장에게 ’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래서 이렇게 흘러갈 것이다’라고 말해 버리고 싶은 욕망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참았습니다. 왜냐하면 부기장이 스스로 문제를 이해하고 그 답을 찾아 저에게 조언할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기다려주면 아주 작은 부분만 나중에 수정해 주면 그와 나는 동일한 PAGE를 보고 비행하는 좋은 크루가 됩니다. 그도 스스로에 대해 뿌듯해하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크루들을 믿고 일을 맡기고, 문제가 발생 시 생각할 시간을 주며, 이후 그들의 말을 들어주면 리더로서 저는 언제나 최선의 CREW RESOURCE를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서로 간의 신뢰가 CRM의 출발점입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CRM, CREW RESOURCE MANAGEMEN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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