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의 숙소는 정말이지 비싸다.
위치와 교통, 주변 분위기, 시설, 사용 후기가 다 좋은 호텔을 잡으려면
여행경비를 뭉텅 떼어서 집어넣어야만 한다.
oo호텔
평점 8.2....괜찮기는 한데 뭔가 석연찮다.
이게 한두 푼 드는 일이어야 적당히 결정을 하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것을 정보수집과 추측, 추리로 비교 분석, 종합, 선택해야만 하는,
정말이지 초고난도의 시험문제다.
일단 찜을 해 놓고
헛!
평점 9점에 역에서 5분 거리. 주방에 세탁기까지 있고, 호텔비는 내 예산 수준
눈에 불이 켜지고, 신속히 움직이라는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한다.
그렇지! 이런 걸 찾아내기 위해 그동안 눈품을 팔고 손가락 단련을 했던 것 아니었던가.
결국 찾아내고야 말았다. 짜릿한 성취감
그런데도 사흘째.
아직도 호텔 예약 앱을 뒤지고 있다.
찾아낸 호텔이 역에서 5분 거리는 맞는데, 그 역이 중앙이 아니라 좀 변두리인 것 같다.
아무리 봐도 더 좋은 조건은 없다.
나는 선택해야 한다.
편리함인가? 쾌적함인가?
‘예산 추가’ 라는 선택지는 없다.
그래서
나는 그 호텔을 예약했다. 변두리 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시설 좋고 평점 좋은...
그러나
무료취소 가능 기간이 끝나갈 때쯤 나는 또다시 앱을 뒤지고 있었다..
그 사이 누군가 좋은 호텔 예약을 취소했을 지도
그래서 ‘가성비 쩌는’ 호텔이 임자 없이 놀고 있을 수도...
수많은 호텔 메뉴판 속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거다.
그로부터 2주 뒤.
결국 나는 ‘무료예약취소’ 을 선택하고야 만다.
방은 작지만, 시설은 기본이라지만, 계단이 가파르다고 하지만....
그래도 암스테르담 중심가에 있는 평점 8.5짜리 방을 찾아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암스테르담에 있는 그 숙소에 도착했을 때
나는 울고 싶었다.
아아! 이제는 멀어져간 평점9 짜리 쾌적한 호텔이여
그래도 숙소 바로 옆에 젤라또 맛집이 있다는 게 위안이 됐다.
그럼 됐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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