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잠들지 못하는 당신에게
자취를 하고나서부터 불면증에 시달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유학 생활을 오래 했던 한 친구가 ‘난 혼자 있으면 잠이 안 와. 꼭 누가 옆에 있어야 잠이 오더라’라는 말에 예전엔 크게 공감하진 못했죠. 해결하지 못한 걱정과 두려움의 빈도가 잦아질수록 불면증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이상하게도 본가에서는 거실 너머에서 들리는 부모님 숨소리에도 금방 잠이 들었어요. 그제야 그때 그 친구의 말이 공감이 되더라구요.
역시 어떤 일을 겪어봐야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불면증을 겪어보니까 그때 당시 친구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죠. 그래서 어떤 경험은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를 직접적으로 만나는 것보다 값진건, 경험의 깊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사람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그와 비준한 경험을 말하는 거죠. 사소한 일 일지라도 ‘타인의 해석'으로 읽히는 경험은, 어쩌면 한 사람의 심정을 겪게 되는 수단이 되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