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체스 동호회, 체스 대회에 대하여
한국에선 바둑으로 인생을 배운다면
독일에선 체스로 배울 수 있지.
침묵 속 치열한 전쟁.
상대의 수를 앞서 읽는 명석함.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얻을 수 있는 배포.
체스는 아이의 성격과 꼭 닮아있어
그가 왜 체스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조용한 승부사.
시작은 미약하고,
실수와 실패 투성이이지만
체계적인 배움을 통해 한 단계씩 올라가 보자.
체스에서도
이 이국땅에서도…
23년 10월 7일, 어제 우리 지역 독일 청소년 선수권 대회(Kreis Jugend Einzelmeisterschaften Oberschwaben Nord 2023/2024)가 있었다. 연령별로 진행되는 토너먼트 대회에서 큰 아들(U14)은 4점을 얻어 4위를 했고, 작은 아들(U12)은 3점을 얻었으나 순위권에는 들지 못했다. 순위권에 든 큰 아들은 12월 연말에 지구 청소년 챔피언십 대회에 BJEM (Bezirks-Jugend-Einzelmeisterschaften) 출전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여기서 나이 그룹별로 2위 안에 들면 WJEM (Württembergische Jugend-Einzelmeisterschaften)에 출전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이는 아직 초보자 수준이기 때문에 선발될 확률은 적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아이는 참여하겠다고 말해주었다.
BJEM (Bezirks-Jugend-Einzelmeisterschaften)는 내 예상보다 일정이 빡빡했다. 지금까지처럼 하루만 시간을 내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인 연말에 3일 간 유소년 숙박 시설에서 이루어진다. 아침 8시경부터 밤 9시 반까지 점심시간, 저녁 시간 및 약간의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 계속 체스 경기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하루 토너먼트 경기 하고 와도 녹초가 되는데 3일간 이렇게 해야 한다니 아이가 질려버릴까 걱정도 되는 것은 사실이다.
** 안타깝게도 대회 전 주에 5일간 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기다가 그만 심한 독감에 걸려 온 가족이 2주간 기침, 콧물로 앓아 눞는 바람에 기다려왔던 체스 청소년 채피언십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 후 동호회에서 매년 진행되는 청소년컵 체스 대회에서 3등을 해서 우승컵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이 처음 체스 동호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22년 12월 즈음이었다. 두 아이들은 당시에 독일 바이에른주 인재 양성 수업 (Begabungskurs)에 한 달에 한 번씩 1년 일정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3번째 모임에서 체스에 대해 심도 있게 배우고, 친구들과 체스 토너먼트 경기를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거기에서 큰 아이가 1등을 했다고 한다. 아들에게 이런 작은 성취감은 큰 동기가 되었는지 집에서도 체스를 꾸준하게 즐겨하는 것이 아닌가. 아이가 어릴 때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주려고 노력했지만 흥미가 없는 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이든 아이가 스스로 내적 동기가 충만해서 좋아하는 것을 지원해주고 싶었다. 잘하고, 못하고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체스 자체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인내력, 끈기, 집중력, 작은 성취감, 회복탄력성 등 내면의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국제학교에 다닐 때부터 학교에서 종종 체스를 하곤 했지만 체스를 제대로 배운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때 체스에 흥미를 느낀 아들을 위해 나는 지역 체스 동호회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없었지만 바로 옆 동네에 청소년을 위한 체스 동호회가 있었고, 등록했다. 선생님은 체스 동호회 운영 경력만 30년 이상이신 매우 다정하고, 열정적이신 참 좋은 분이셨다. 체스 동호회비 1년에 25유로. 이렇게 저렴하게 하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다니… 독일은 이런 동호회가 너무 저렴하게 잘 되어 있어서 원하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 참 좋다.
현재 1년이 좀 안되게 지역 체스 동호회에서 또래와 함께 체스를 배우고 있다. 체스를 체계적으로 배우다 보니 여러 가지 전략을 교재를 가지고 공부를 하는데,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이라고는 미쳐 생각을 못했다. 아이들의 두뇌계발, 인내력, 타인을 대하는 매너 등을 배울 수 있는 매력적인 취미생활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수업이 없는 날에는 집에서 온라인 체스 게임 및 학습 사이트에서 체스 연습을 하는데 매우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어서 추천한다. 여기에서 수많은 체스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대국할 수 있고, 체스의 기본적인 룰과 상식을 온라인으로 배울 수도 있다. 커뮤니티도 있고, 다른 이가 체스를 두는 것을 중계도 하기에 다른 사람 경기도 볼 수 있다.
체스 동호회에 들어간 이후, 매주 1시간씩 이론도 배우고, 체스도 두면서 몇 번 지역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종류의 청소년 체스 친선경기, 개인전, 단체전 토너먼트에 참여하여 경기력을 길렀다. 이런 토너먼트 대회에 나가면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 반 이후는 되어야 끝이 난다. 보통 7번의 경기를 하며, 상당히 오랜 시간 체스만 둬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대회 경험은 초보자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주말 시간을 온전히 빼앗겨야 하는 일이니 쉽지는 않지만 가끔씩이라도 꾸준히 참여하며 체스의 매력에 지속적으로 빠져있기를 바라본다.
독일의 다양한 체스 토너먼트 대회들
DEM – Deutsche Jugend-Einzelmeisterschaften
Bezirks-JugendMannschaftsmeisterschaft
BJEM - Bezirks-Jugend-Einzelmeisterschaften: 청소년 개인 챔피언십은 항상 연말 연초에 열린다. 우승자는 독일 청소년 개인 선수권 대회에(DEM) 참가할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또한 WJEM의 예선 토너먼트이기도 하다.
WJEM(Württemberg Youth Individual Championships - 부활절 경에 열리는 챔피언십
Deutsche Vereinsmeisterschaften (DVM) :
독일 클럽 챔피언십(DVM)은 항상 크리스마스와 새해 전야 사이에 열린다. 독일 전역의 클럽들은 U10, U12, U12w, U14, U16, U16w, U20w 연령대에서 각각 20개의 보드에서 이뤄진다.
Jugendpokal
체스 관련 독일어 용어 정리
DWZ (DWZ Auswertung : Die Deutsche Wertungszahl)
DWZ-Auswertung은 독일에서 사용되는 체스 선수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숫자가 클수록 선수의 경험치과 승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DWZ은 대회 결과를 기반으로 계산이 되며, 선수의 성적과 상대방의 실력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계산된다. 이는 독일 체스 연맹에서 관리한다.
(예시: die Spielstärke auf 1100 DWZ)
das Simultanturnier : 1대 다수가 체스를 두는 경기 형태
Blitzschach : 시간제한 체스게임
E- Klasse (Einsteigerklasse) : 체스 초심자 그룹
Auswärtsspielen : 체스 원정 경기
Heimspiel : 체스 홈경기
Fahrdienst : 원전 경기 시 자동차 카풀이 필요한 경우
Verein, Mannschaft, Spielbetrieb : 동호회, 체스 팀
독일 청소년 스포츠 나이 그룹(Altersklasse) 명칭 의미와 해당하는 나이대
연령대 구분 기준일은 매년 1월 1일이지만 축구, 배구, 체스, 테니스 등 스포츠 종류마다 단체마다 지역마다 조금씩 그 나이 분류 기준이 다르다. 그러니 소속한 단체에 묻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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