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란 단어가 주는 따뜻함 솔직함 때문일까? 난 이 단어들을 들으면 무언가 다 내줘야만 할 것 같았다. 무조건 퍼주고 나눠주고. 온 마음을 다해내야 할 것만 같은... 그래서 내겐 진심 혹은 진정성이란 단어가 한없이 크기만 했나 보다. 그러나 그건 그저 내 생각일 뿐. 과연 다른 사람들에겐 진심이란 두 글자가 진정성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는 과연 무엇이며 이것을 어떻게 정의 내려지는지 궁금했다.내게 진심은 온 마음을 다해서 들어주고 공감해 주며 하나하나 시간을 들여 정성을 쏟으며 나를 내줘야 하는 것 같은데...
결이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서로의 공통분모가 생기고 비슷한 취향과 생각 덕에 더 깊어지며 진해지지만 아쉽게도 결이 다를 땐 공통분모가 생길지라도 결국엔 시기 질투라는 감정에 사로잡혀 보이지 않게 깎아내리려 하고 그 진심을 역이용하려 들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난 그래서 진심러임을 가장한 테이커들을 만날 때면 괜스레 그들의 말과 행동에 의문이 생기고 만나고 오면 기분이 늘 찜찜했던 건마음이 많이 불편했었던 나의 마마음을 스스로 재빨리 눈치채지 못했던 탓이었나보다.
그럼 진심은 무엇일까? 결의 차이만 있었던 것일까?
진심은 상대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 지금의 마음 상태를 물어봐 주는 것 그래서 함께 하고 싶어 하고 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지 소유하거나 비교하는 마음은 아닌 것 같다.
서로에 대해 충고•조언•평가•판단하지 않고 그저 상대를 인정하며 따스한 시선이 머무르는 것 그러면서 서로 물들어가는 것이지 않을까?
농부는 토양에 씨앗을 뿌리고 거둔다. 비록 같은 종자일지라도 어떤 씨앗은 하나의 꽃을 피워 열매를 맺기도 하지만 어떤 씨앗은 아쉽게도 그저 씨앗으로만 머물다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라져만 갈 때도 있다. 진심 또한 같은 것이라 본다. 진심이란 씨앗 하나가 각자의 마음밭에 가서 심어지지만 그것은 밭의 본질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내어준다. 따뜻한 품성의 비옥한 마음밭에서는 진심을 진심으로 봐주기에 진심 어린 꽃을 피우며 주변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향기를 뿜어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본인을 포함한 타인 까지에게도 독이 되어 서서히 사라져 가는 슬픔이 될 수도 있다.
진심은 상대를 위해 내 시간을 온전히 내어주는 것이라 생각하는 나는 상대방을 떠올리며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 그의 취향에 맞게 꾸미며 준비하는 동안 나는 온전히 그 만을 위한 시간을 쓴다.
그래서 난 진심을 전하고자 할 때는 상대에게 맞춰서 작은 손 편지를 쓰고 가급적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스타일로 선물을 한다. 상대방이 좋아할 스타일을 고려해서 빈티지 다꾸나 스탬핑 등으로 엽서나 카드를 꾸며서 내밀기도 하고, 책을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가볍게 사용하기 편하지만 에지 있는 책갈피를 만들고, 심신이 지친 친구에겐 필요한 비타민을 종류별로 넣은 봉투도 만들곤 한다. 아기를 키우는 동생에게는 아기랑 함께 들고 다닐 때 편리하라고 무지 파우치나 방수 에코백을 꾸며서 선물하기도 하고 와인이나 샴페인을 선물할 때도 꼭 잊지 않고 수제로 친구가 좋아할 만한 감성의 택을 만들어서 주곤 한다.
진심은 많은 말도 필요 없다. 그저 따뜻한 눈빛으로 공감하는 마음으로 다가갈 때 나의 입에서도 나의 몸짓에서도 자연스레 뿜어 나오는 향기와도 같다. 너무 과하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은 그 향기는 내가 너에게 포개져서 포용하며 사랑으로 감싸안는 것이다. 그러나 절대 모든 것을 양보하고 져주며 다 내주라는 의미는 아니다. 할 말은 하되 나를 지킬 수 있으면서 솔직 담백하게 때로는 카리스마 있게 표현하는 정서 그 마음밭이 아니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