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말고 그저 한 점을 살아내기

by 코스모스

<< 우울과 불안을 이기는 작은 습관들 >>

- 임아영 지음






'점점이 모여 있는 경험을 멀리서 보면 길게 이어진 선으로 보이고, 내 인생은 비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분명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흐름을 역행하기가 너무나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울과 불안에 빠진 사람들이 이 거대한 흐름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의 범위를 짧게 설정해야 합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서 긴 시간의 스펙트럼에 자신을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짧은 순간을 살아야 합니다. 바로 직전까지 우울했더라도 지금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친구를 만나 실없이 웃으며 떠들고, 밀린 숙제를 하면서 성취감을 느껴도 됩니다. 그리고 이 경험이 우울한 나의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우연한 사건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 행동을 실행하기로 선택한 자신을 마음껏 대견하게 여기기 바랍니다. 남들에게는 보잘것없는 사소한 행동일지라도 나에게는 죽음을 무릅쓰는 용기가 필요했음을 기억합니다. 이 죽음은 우울과 불안으로 점철된 익숙한 내 정체성의 일부를 내려놓는 심리적 죽음이기도 하고,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갈 기회를 허용하는 심리적 소생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읽으면서 필사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았다. 요즘의 내 감정을 그대로 글로 옮겨놓은 것이었다. 어느 부분들은 읽고, 또 읽었다.

책을 읽는 시간은 이래서 좋다. 책에 빠지면 다른 생각이 안나는 것도 있지만, 인쇄된 종이를 묶어놓은 그것이 나를 위로한다는 점. 굳이 친구에게, 가족에게, 남편에게 위로를 받지 않아도 된다. 무생물인 책이 사람을 위로한다는 것은 힘들 때 가까이서, 어렵지 않게 내 속내를 마음껏 드러낼 수 있다는 뜻히기도 하다.

위로받고, 꺼내어 놓고, 치유해 나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한다.


시간의 범위를 짧게 설정해야 한다는 작가의 권유는 지금 내게 너무나 필요한 일이다. 굳이 멀리서 비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선을 보며 괴로워 할 필요 없이, 작은 점 속에서 그냥 살아내면 되는 일이다. 작가의 말처럼 남들에게는 보잘것없는 사소한 행동이 나에게 죽음을 무릅쓰는 용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내가 알아주면 된다. 사소하게 책을 읽는 일, 끼니는 해결하는 일, 아이들과 웃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 커피 한잔을 마시는 일, 드라마를 보는 일 같은 것 말이다. 누구나 하는 평범한 행위이지만 나에게는 내게 남은 온 힘을 써서 정신을 붙들어 매는 일이다. 나 이외의 누군가, 즉 작가님도 나를 알아주는 것 같아 많이 외롭진 않으리라. 게다가 이 글을 보는 누군가도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는 소심한 나의 바람도 함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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