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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구름 Mar 10. 2024

20240307~0309

2024_0307(목)

 생체리듬 망해도 괜찮아 

 널뛰는 생체리듬을 잡아보고자 노력하느라 진이 빠진 하루. 여전히 수면은 마음대로 되지 않고, 먹고 있던 약을 새로운 약으로 바꾸면서 부작용으로 불면을 얻었다. 예전 같으면 망한 생체리듬 때문에 좌절하고 우울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힘들었겠지만 그러지 않은 하루였다. 매일 종이 다이어리에 수면 패턴을 기록하고 있는데(잠든 시간, 깬 시간, 다시 잔 시간, 총 수면 시간) 최근 일주일은 정말 참혹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대충 때우지 않고 최대한 식사 때 식사 챙겨 먹기. 최소한의 루틴 일정을 지키기 위해 독서모임 빠지지 않고 참여하기. 이미 무너진 수면 시간은 망한 거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내일의 수면을 위해 어떤 방법을 쓸지 고민하는 나!




2024_0308(금)

 수면 박탈 체험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약을 바꾸는 과정에서 지독한 불면이 따라와 버렸다. 이제는 거의 수면 박탈 체험기를 써야 할 정도. 낮에 햇빛을 쬐기 위해 도서관에 가는 길에 다리가 풀리고 머리가 멍한 상태라 몇 번이나 넘어질 듯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그 와중에 광합성하겠다고 걷기를 선택한 기백 있는 나;; 

 미드에서 봤던 수면 박탈 고문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어지럽고 힘들고 입천장이 다 헐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러서 백기를 들었다. 결국 밤에 수면 유도제를 평소의 2배로 증량해서 먹고 기절하듯 누웠으나 7~8시간 통잠을 자고 싶었던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쪼개서 총합 7시간 수면을 오랜만에 누리고 나니 그것만 해도 다행이다 싶다.

 이 지경인 컨디션임에도 필라테스 운동 예약을 변경하거나 째지 않고(듀엣 레슨이라 돈이.. 후들후들;;) 정해진 운동 시간 꽉 채워서 제법 힘들게 운동까지 하고 온 나. 장하다!!(결코 징한 것이 아님~)




2024_0309(토)

 오늘도 나는... 

 어제 오래간만에 필라테스를 힘들게 한 탓에 온몸이 뻐근하고 집중 운동 한 곳은 말을 잇지 못할 고통을 남겨줬다. 뿌듯함과 동시에 묘하게 화가 나는 기분이었다. 컨디션 안 좋다고 했는데도 평소보다 더 강도를 높여서 운동을 시킨 강사님아! 잊지 않으리. 

 어제에 이어 수면을 유지해 주는 약을 먹고 잤음에도 중간에 두 번 정도 깨고 다시 잤다. 기어이 7시간은 어떻게든 맞췄다. 혼자서 영화를 보고, 혼자서 밥을 먹고, 도서관에 가서 상호대차 신청한 책을 빌려 온 뒤 당근 거래(물건 판매)까지 하고 집에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도서 리뷰까지 1편 완성. 

 나를 돌보며 사는 일에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 무너지지 않는 방법과, 루틴을 지키는 방법(루틴 설계 시점부터 중요함), 실패해도 당황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침착하게 그저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아가는 중이다. 완성형은 아니지만 매우 긍정적인 과정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느낌이다. 오늘도 나는 꽉 찬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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