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저자 주디스 루이스 허먼의 트라우마 3부작 중 완결판이라 할 수 있는 <진실과 회복>이 출간되었다. 전작 <트라우마>는 국내에 2007년에 처음 번역되어 출간되었다가 절판 후 새로운 출판사에서 2022년에 재출간된 바 있다.(원서 출간은 30년 전) 트라우마 2부작이라 할 수 있는 <근친, 성폭력, 감춰진 진실>은 2010년에 국내에 출간되었다.(원서 출간은 1981년) 14년 만에 완결판이라 할 수 있는 <진실과 회복>이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 돌아와 준 셈이다. 이제 팔순의 나이가 된 저자이기에 이번 출간이 더 반갑게 느껴진다.
PTSD는 요즘 자주 쓰이는 용어가 되었지만 베트남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들이 몸은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이 평생 베트남을 떠날 수 없게 되었다고 증언하며 자신의 훈장을 백악관을 향해 집어던지면서 비로소 정식 진단명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은 인권 침해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고 오래된 인권침해에 해당하며 저자가 의료인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많이 접한 생존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폭력 피해자 프로그램'을 통해 약 200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심리학자, 사회복지사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했다.
트라우마 장애가 힘을 빼앗긴 이들의 질병이라면,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야말로 회복의 원리여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에 적극 동의한다. 주디스 루이스 허먼은 <진실과 회복>을 통해 많은 생존자들에게 정의가 무엇을 의미하는 가를 밝히는 것, 그리고 이들의 생각을 토대로 사법 시스템의 비전을, 즉 이들의 필요와 기대가 진짜로 고려된다면 우리 사법 시스템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 것인지를 그리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저자는 감사의 말에서 아래와 같이 말한다.
' 트라우마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늘 나는 절대로 혼자서 일하지 말라고 한다.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을 목격한 후에는 최선의 모범을 보이는 사람들을 곁에 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절망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
트라우마라는 것은 이렇게까지 끔찍한 것임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직접 겪은 피해자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피해자를 돕기 위해 그들의 상처를 보듬고 이야기를 들어두는 전문가들조차도 그 과정을 겪어 나가는 것이 결고 혼자의 힘으로 해낼 수 없을 만큼 어둠에 물드는 것이 경계될 정도로 참혹함을 지나가는 것임을 지적한 것이다.
주디스 루이스 허먼의 트라우마 3부작인 <트라우마>, < 근친 성폭력, 감춰진 진실>까지 모두 챙겨 읽고 우리나라의 트라우마와 생존자들의 고통과 이들을 위한 정의는 어떻게 마련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토론 자리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