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살아있음을 확인한 강도 높은 집중의 세계
그렇게 쓰고 싶다고 간절히 생각하다가도 쓸 수 없던 적인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이디어라는 것이 성실하게 매일 동일한 양으로 내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렇게 몰려오는 순간에 그간 써오지 못했던 습관 탓으로 연기처럼 사라지는 글감들을 숱하게 경험했다. 정말 희한하게도 그 순간만큼은 넘쳐흐르는 생각들이 가득했음에도, 수 분만 지나도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나마 휴대전화나 메모할 도구가 있으면 행복하다. 빠르게 적어둘 수가 있으니. 그런데 보통 새벽 러닝을 할 때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방비로 폭주하는 생각들이 춤추게 되면 적잖이 난감해진다.
그래서 가능한 범위에서, 생각의 싹이 터 오르는 시간을 통제하려 한다.
그리고 가급적 바로 쓸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한다. 미친 듯이 피어오르는 연기를 잡는 일은 매번 쉽지 않기 때문이다. 뭐 엄청난 것을 쓰는 것이냐는 오해를 할 수도 있는데, 그나마 이 정도의 기록도 아직 내겐 버거울 때가 많다. 이럴 땐 정말이지 작가분들이 한없이 존경스러워진다. 더군다나 하루키처럼 하루 5시간을 꼬박 앉아서 정해진 분량의 글쓰기를 해내는 일상을 수십 년간 이어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면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기도 하고. 무슨 일이든 단계는 있을 것이라 이렇게 위안을 삼고 작은 성취를 이어가 본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이런 부족함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불현듯 좋은 생각들이 밀고 올라오는 그 시점의 파도를 타자.
그리고 한동안 내려오지 말고 최대한 유지해 보자!
정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나만의 방식을 찾아가는 유용한 해답이 될 수는 있겠다 생각했고 이런 '벼락치기'의 장점은 지속성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일시적일 수는 있겠으나 이 시간들이 주는 효용은 한 가지를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한 가치와 당위성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설령 지금 하는 무언가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에 다음 단계로 진입하여 제한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일단 우리에게는 '그래도 잠시나마 우리가 가진 것을 쏟아낼' 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처음부터 실행에 옮기지도 못할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것에 매몰되어 스스로를 한없이 작아지게 만드는 행위를 그만두는 것이 중요하다. 해보고 싶은 것들이 떠오르면 일단 뭐든 '바짝' 해보자. 주저하고 고민하는 시간에 실행에 초점을 둔다면 내가 생각한 선택지들을 줄여나갈 수 있고, 적합한 선택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각보다 꾸준함에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상당한 근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의 시간은 언제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의 꾸준함을 피하기 위해서, 단기간의 벼락치기는 여러 가지를 충분히 제고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준다. 올바른 실행을 위한 다양한 방법 가운데 좋고 나쁜 것은 없다. 일단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적정한 시간을 투입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