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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스트 Oct 14. 2018

연인이기에 일상으로, 사랑하기에 늘 곁에서

일상이 되어도 가볍지 않은 사람에게

흔히 말하는 '썸'을 탈 때와 사귀는 것에 차이는 일상이냐 그렇지 않느냐인 것 같아. 썸은 우리에게 무척 낯설기만 한 시간이야. 우리 함께 하는 시간들 중에서 유독 말이야. 썸을 탄다고 말할 때 내 삶은 인위적이야. 네가 좋아하는 취향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나와 비슷한게 있으면 비슷하다고 얘기 해보기도 해야 하고. 그리고 너라는 사람이 언제 무엇을 하는지 맞춰보고.


만난 다음에는 어느 정도 서로의 일상을 알게 되지. 모든 연인이 그렇듯 우리도 그랬잖아. 나는 나의 삶을 많이 공개하고, 너도 너의 삶을 공개하고. 평일에는 무엇을 주로 하는지, 주말에는 무엇을 하는지 서로 맞춰보고 우리가 서로 맞춰보고 하면서 '우리만의 시간'을 만들지. 몇 시에 자는지, 언제 전화통화가 가능한지도 살펴서 우리만의 '새벽'이 만들어지고는 해. 만나는 친구들 성향도 알고, 무엇을 하는지도 알기에 우리는 그렇게 일상으로 남아 갔어. 그렇게 연인이 된다는 것은 조금씩 서로의 일상으로 들어오는 시간인 것 같아.

공부와 일을 병행하고 있었던 나에게 '바쁜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해서 계속해서 나는 '바쁜 사람'이라고 네가 지칭한 이후로 시간을 내보려고 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되어 버렸어. 그런 바람에 나를 배려한다면서 '되는 시간을 이야기 해줘'라고 말할 때 마다 느껴지는 미안함을 느끼는 것도 우리의 연애 과정이겠지. 나는 그렇게 하나 둘씩 너와 만나는 시간을 소중하게 지키기 위해서 시간을 조정해나가기 시작했어. 


모두가 그렇겠지. 연인이 되는 건 시간을 맞춰가다가 결국에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삶에 들어오는 것이지. 건드리면 안 된다는 수많은 것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건드릴 수밖에 없는 게 연인인 듯해. 나를 위해서만 사용했던 내 시간을, '강제로 내어야 했던' 내 시간을, 이제 너와 나누기 시작할 때부터가 시작이야. 



시간이라고 하면, '비즈니스' 느낌이지만, 그게 모이면 '삶'이 되거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하기에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옆에 있는 사람이, 내 일상에 들어온 너를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면서 살아가고 싶어. 내 삶이 소중하잖아. 그러니까 내 삶이 된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 내 자신에게 소홀하지 못하듯, 내 삶에 들어온 너에게 소홀하기가 참 힘든 것 같아. 나를 사랑한다는 것에는 '너를 사랑하는 것' 까지 포함이 되거든. 

내 삶 속에 들어온 사람, 앞으로도 내 삶과 함께 할 사람,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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