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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스트 Jul 08. 2018

잃었던 소망을 찾아준 사람인 너에게

너는 나를 나로서 빛나게 해주었어.

시점이 조금 묘했던 것 같아. 지금 너라는 사람을 만난 시점 말이야. 나는 지금 내가 하고자 했던 모든 일들을 못할 줄만 알고 있었어. 그동안 내 삶은 너무 지쳐있었고, 나는 조금 걷기에도 버거워했어. 그렇게 꽤 긴 시간을 지내야 했던 것 같아. 내가 열심이었던 일들이 부질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순간들을 느끼는 동안에 허망함은 버티기가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


내가 잃었던 것, 소망했던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차에 너를 만났어. 긴 시간 말하기 힘들었을 만큼 어려운 마음이 나를 복잡하게 만들었던 시간이 들이었어. 나는 모든 일에 자신이 없었어. 꽤 긴 시간 버티고 또 버텨가면서 살아왔었어. 이 놈의 '헬조선 불지옥 반도'에서 나는 모든 순간이 벅찼어. 금수저를 물지 못한 사람이 공부를 이어가기 위해서 해야 했던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해냈던 날들이 계속 떠올랐거든. 더 이상 버틸 수 있을까 싶었어. 마음 한 켠을 놓고 있었거든.


구질구질한 이야기지만, 한국에서 흙수저가 공부한다는 것,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던 일이었어. 20살 때부터 학비와 생활비 모두를 해결했던 나는 일 아니면 공부였어. 빚만 없으면 다행인 상황에서 나는 결혼과 연애를 버려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어. 혹은 내가 지금까지 준비해왔던 삶을 포기할 생각이었어. 어렵사리 석사를 마치는 시점에서 나는 그 어떤 때보다 삶을 비참하게 느꼈거든. 집에서는 20대 후반의 아들에게 학비는 아니어도 붙여주시는 생활비에 힘들어 하고, 통장이 0원에 가까워질 때면 일용직 일을 구해서 일을 했거든. 좋은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것을 빼면 남는 것이 정말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어.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ZmdN8J0auw0

그때였나. 갑자기 네가 다가왔어. 피하고 싶었었는데, 거부하고 싶지는 않았어. 나는 너를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어. '왜 하필 나를'이었지. 나는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던 상황에서 너는 나에게 다가왔어. 망가져왔던 내 모든 삶들을 너에게 털어놓는 순간들은 정말 용기를 내야 했어. 그런 나를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해주었어. 오히려 그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 자신의 목표를 향해 살아온 내 삶을 응원하고, 축복해주었어.  그 축복 속에서 나는 석사학위 논문을 썼어. 그리고 저널 논문을 썼고.

내 연구분야이자, 논문주제는"고용노동정책"이야. 쉽게 말해 일자리 정책이거든. 내가 노동으로 연구분야를 선택한 것은, 내 삶과 너무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서 였기 때문이야. 고등학교 졸업 했을 때, 대학을 졸업했을 때, 공장과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육체노동자였어. 비정규직으로, 혹은 아르바이트생으로, 혹은 육체노동자로 살 때 느끼는 그 상황들의 요인을 찾는 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 내 친구들 역시도 어려운 형편에 아르바이트만 하다가 20대를 보냈거든. 20살 때 쯤에 바랐거든, 내가 앞으로 바르게 사는 사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 만들고 싶다는 것을 말이야. 내가 바라는 세상은   사람이 가진 환경 대신에, 인성과 실력으로 평가받는 그런 곳이었거든.


그런 내 소망을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너를 만나게 되어서 나는 다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게 됐어. 내가 어떤 삶을 살든지 응원해주는 네가 있기에 지금도 내 일을 잘 해나갈 수 있게 됐거든. 그 덕분이었을까. 나는 해외에 내 이름의 연구 논문이 발표가 됐고, 그 외에도 여러 공모에서 수상하게 됐어. 그리고 앞으로 내가 이 땅에서 좋은 연구이자, 박사로 살기 위해서 여러 토양을 잘 다져나갈 일들이 생겨난 듯해. 그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너의 응원이 내 삶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거든. 바뀐 삶은, 내가 소망했던 바대로 살아갈 수 있는 일이었어. 너로 인해 잃었던 소망을 찾았어. 그래서 고마워. 내 인생이 나로서 빛날 수 있게 해주었거든. 나도 네 인생에서 그런 사람이고만 파. 그래서 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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