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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저너리 Jun 30. 2020

[에세이 107] 나를 위한 작은 시간

[매일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있나요?]

누군가를 위해서 보내는 시간


요즘 할아버지와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연락을 못 드렸었는데

할머니는 치매가 있으셔서 요양병원에서 지내신 지 2년 정도 되었고, 아직 정정하시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뵙고 같이 식사라도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88세이신 할아버지는 매일 운동도 다니실 만큼 건강하신데, 근래에 기운이 없다는 말씀이 신경 쓰여서 전복죽이랑 문어숙회를 만들어 할아버지 댁에 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다음날은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할아버지와 함께 아침 운동을 갔는데,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공원에서 만난 할아버지 지인분들께 인사도 드렸다. 피곤할까 봐 따라 나오지 말라고 하셨는데 막상 함께 가니 좋아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했다.


6시에 일어나서 9시에 잠에 드는 할아버지 생활 패턴에 맞춰 하루를 같이 보냈는데, 나 같은 청년도 이렇게 매일 혼자 시간을 보내면 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노인분들에겐 더욱 치명적이라 거의 집에서만 지내셔야 하니 더 적적하실 거란 생각하니 자주 연락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카톡을 잘하셔서 깜짝 놀랐다 :0



나를 위해서 보내는 시간


최근에 누군가를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낸 기억은 있는데 나만을 위해 사용한 시간이 언제일까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날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줬을까..

올해 초부터 하고 있던 프로젝트로 정신이 없어서 최근에는 특별히 나를 위해 시간을 많이 쓰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나를 위해 매일 하는 작은 시간들이 있었다. 올해 초에 선물 받은 LP 플레이어.

평소에 취미로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LP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평소 관심 있던걸 알고 너무 고마운 선물을 해주어서 LP를 집에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처음 틀었을 때 레코드 판이 돌아가면서 음악이 나오는 걸 보고 새삼스럽게도 신기하고 괜히 감성적인 느낌에 기분이 좋았다. 집에서 청소를 할 때,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씩 LP를 들으며 리듬에 조금씩 몸을 들썩이면 기분전환이 되곤 한다.




LP를 선물 받고 바빠서 한동안 듣기만 하다가 최근에 LP샵을 다녀왔는데 즐거운 경험이었다

사실 빼곡히 들어선 LP판을 보면서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했지만 보물찾기 하듯이 하나씩 꺼내보고

내가 아는 아티스트를 발견했을 때의 소소한 기쁨이 있었다. 요즘 나온 LP들은 가격대가 있지만

생각보다 저렴한 LP도 있었다. 클래식부터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의 LP들이 있었고 내 음악적 깊이의 한계를

아쉬워하며.. 다음에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오리라 다짐했다.

이 질문에 답하면서 좀 더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다.

나를 위해 시간을 내는 일이 생각보다 어색하고 어렵지만 주변에서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 더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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