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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저너리 May 07. 2019

[에세이 47] 누가 내 맘을 위로할까,

[Julia의 크루 에세이 05]


"누가 내 맘을 위로할까
누가 내 맘을 알아줄까
모두가 나를 비웃는 것 같아
기댈 곳 하나 없네"


-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 / 커피소년 - 



친구에게 위로받고 싶은 방법이 있나요?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가끔 뭔가 외로운 기분을 들게 한다.

 지하철 인파 속에 몸을 맡기고 많은 사람들과 살갗을 부딪히고 있어도 무언가 헛헛한 기분은 잘 가시지 않는다. 요즘 회사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거나, 고민이 있을 땐 더욱..! 


 그럴 때면 부모님이나 언니, 가족들의 얼굴이 떠오르지만, 서울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딸의 목소리에서 쓸쓸함을 발견하고 걱정하시진 않을까 괜한 마음에 연락을 먼저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저런 고민과 감정들이 몰려올 땐 괜히 센치해졌다며  이런 생각은 나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으니 좀 더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발전적인 생각을 하자!’며 복잡한 감정을 넘겨버리고 만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있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 감정에 집중하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느낀다.




나에게는 초등학생 시절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중 한 친구의 아버지가 교회 목사님이라 친구 집네 집에 놀러 가면 아래층들은 교회건물이었다. 원래 종교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종종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자연스럽게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곤 했다. 


 어느 날은 친구가 평일 저녁에 하는 예배에 올래? 물었고 친구를 만나기로 했던 약속시간보다 일찍 나와 예배를 드리러 갔다. 목사님의 말씀이 끝나고 기도시간에 친구는 내손을 꼭 잡더니 나를 위해 기도를 했다. 당시 어머니의 건강과 가족 문제로 걱정이 있던 나를 대신해서, 친구는 내 고민들을 하나씩 얘기하며 기도를 해주었다.


 전날 내가 고민을 얘기하면서 힘들다고 말한 것도 아니었는데,

평범한 날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 나를 위해 진심을 다해 생각해준다는 건 정말 따뜻하고 큰 힘과 위로가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해결책을 내어주거나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나를 진심으로 마음에 두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사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약속을 잡아 만나기에는 체력과 시간이 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그래도 시간을 내어 내 얘기를 하려다가도, 내가 왜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상대방이 혹시 이해 못하진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이야기를 꺼낼 용기를 잃어버리고 만다.


 그럴 땐 어릴 적 친하게 지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한다.

퇴근했어? 저녁은?

오랫동안 나를 보아왔던 친구들은 함께 웃고, 울고, 싸우기도 하며 서로의 다양한 모습들을 알게 된다. 그렇다 보니 이 친구들에게는 내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도 혹시 내가 평소와 다르게 보이진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감정표현이 한결 편하고 자연스러워진다. 서로 하루 동안 있었던 일상을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공유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조금씩 채워져 가는 것을 느낀다. 굳이 어떤 설명을 하지 않아도 해결책을 내어주지 않아도 나와 같은 시기를 보내며, 내 얘기에 귀 기울여 주고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건 마음에 큰 위로가 된다.

나를 위해 기도를 해준 친구를 위해 나도 그 친구가 행복하길 진심을 다해 기도해본다.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괜찮다 말해줄게 

다 잘 될 거라고 넌 빛날 거라고 

넌 나에게 소중하다고 

모두 끝난 것 같은 날에 

내 목소릴 기억해 “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 커피소년 










비저너리의 크루 에세이 시즌 2부터는 비저너리 달력 뒤에 있는 그 달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한 주에 한 번, 월요일 아침, 크루들의 진솔한 답변으로 채워 나갑니다. :)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바쁜 일상 속 생각에 잠기실 수 있도록 최근 한 달(4개)의 질문들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번 한 주는 다음 질문 중 하나를 깊이 생각해보면서 어딘가에 답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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