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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저너리 Jul 01. 2019

[에세이 55 하루 3시간, 길을 찾아야 하는 시간]

[하비엘의 크루에세이 06. 나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있나요?]

 매일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있나요?


 "평일 하루 평균, 2시간에서 3시간"

 평일에 출근을 하는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9시 혹은 10시에 출근을 해서 6시 혹은 7시에 퇴근을 한다. 야근을 하거나, 길이 막히는 퇴근 시간에 걸린다면 벌써 1시간이 날아가버린다. 퇴근 후에는 살기 위해 저녁은 또 먹어야 한다. 저녁 약속이라도 있는 날엔 2시간은 또 저녁시간으로 훌쩍 날아가버린다. 그리고 내게 남은 오늘 하루는 대략 3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나폴레옹만큼이나 시간관리를 잘하며 하루에 3시간만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게 일상생활이 가능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도 주변에는 존재한다. 그들은 그런 여분의 시간을 통해 이직 준비도 하고, 본인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야말로 인생을 거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줄 아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고 그런 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나는 업무 특성상 하루에 전화를 많게는 30통 까지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렇기에 올해에만 내가 전화로 대응한 사람의 수를 평균적으로만 계산해봐도 1000명을 훌쩍 넘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에게는 막대한 감정 노동이 요구되었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는 지속해서 내부적으로 쌓여갔고 늘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려는 내 의지가 무너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분출할 수 있는 통로를 찾게 되었고 그 수단으로 운동을 선택했다. 나는 내 개인 시간이 생길 때면 운동을 하러 갔고, 몸이 이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는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 운동을 한 것이었고 내 개인 시간마저도 회사를 위해 소비되고 있었다.


 굳이 운동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승진을 하는 것, 성과를 내는 것이 내 인생의 전부가 되어버리는 것과 같이 한 번 회사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 내 모든 삶의 초점이 그것에 맞춰지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나무만 보고 나아가다가 숲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 숲에 주저앉아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복되는 업무, 안정된 생활 그리고 주기적으로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에 삶의 만족도는 회사를 다니지 않을 때보다 훨씬 높아졌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세워둔 삶의 목표를 위해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왔던 내 태도가 안정된 것을 추구하게 될 정도로 가치관이 달라져 있었다.

 

 이러한 굴레 속에서 내 철학과는 멀어져 버린 하루하루를 보며 위기의식을 느꼈지만 다행히 회사와의 계약기간이 끝나 회사를 나오면서 지금은 오히려 견고해진 내 가치관으로 하루를 온전히 채워내고 있다. 

 

 나와 같은 위기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안정된 삶 속에서도 꾸준한 자기 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 내 삶이 내가 목표했던 방향대로 흘러가고 있는지, 내 인생의 초점이 잘못 맞춰져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항목들로 말이다.


 24시간 중 2,3시간에 불과하는 개인 시간이겠지만 그 시간에 대한 활용으로 반복되는 일상의 굴레를 끊어낼 수 있을 것이며 숲에서 길을 찾아갈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오늘부터 삶에서 한 발자국 잠시 물러나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비저너리의 크루 에세이 시즌 2부터는 비저너리 달력 뒤에 있는 그 달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한 주에 한 번, 월요일 아침, 크루들의 진솔한 답변으로 채워 나갑니다. :)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바쁜 일상 속 생각에 잠기실 수 있도록 최근 한 달(4개)의 질문들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번 한 주는 다음 질문 중 하나를 깊이 생각해보면서 어딘가에 답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 지난 크루 에세이 -


[돈/소비]

•한 달을 기준으로 했을 때 당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삶을 위한 최소비용은 얼마인가요?

[에세이52]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당신의 삶에서 부유함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에세이53]닭꼬치 열 개를 쌓을 때까지


•지난 한 주간 남을 위한 소비를 한 적이 있나요? 

[에세이54]지난 한 주, 남을 위해 한 소비는?



[시간]

매일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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