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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주얼페이지 Oct 18. 2022

나는 어떤 엄마?

미운 세 살 같은 엄마인가.



김종국 채널에서 유재석과 지석진, 김종국이 서로에게 고집이 세다며 고집을 부리는 재밌는 장면이 나왔다. 나도 내 말 옳다고 잘 우기는 편인지라 깔깔깔 웃으며 보다가 식탁 맞은편에 앉아 있는 큰 딸을 보며 뜨끔했다. 유전자에 내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갖고 태어난 것 같은 이 녀석.


지금도 말대꾸할 때 혈압 빡 오르는데, 더 크면 어떻게 되는 걸까? 말싸움하다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면 어떻게 하지? 지금부터 참는 연습을 해야 하는 건가. 잘 참으려면 필요한 게 뭐지? 배려? 희생정신? 아… 무조건 참을 인 세 번인가. 워후, 성인도 아니고 119 대원 같은 사명감이나 봉사심도 없고, 든든한 빽도 없는데 나 어떡하지? 미운 세 살처럼 싸우고 있으면 안 될 텐데……


<왜 나는 매일 아이에게 미안할까>에서 김아연 작가는 지인의 이야기를 꺼낸다. 그 지인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고 “의도해서 현명하게 화를” 잘 낸다고 말하며 자신의 일화를 말해준다. 김아연 작가는 지인이 ‘나 메시지’를 쓰고 있음을 발견하곤 독자들에게 “‘나 메시지’는 불편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아이에게 전달해 상황의 변화를 끌어”(214쪽) 낼 수 있다고 알려 준다.


‘너 메시지는’는 “너는 꼭 바쁠 때만 딴짓하더라”, “착한 아이라면 그런 짓은 하지 않아”와 같이 아이의 인격을 깎아 내리고, 무시하고, 아이의 부족한 면만을 강조해 자아 개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말들”(215쪽)이라고 한다.


음, 그렇다. 큰 애가 말대꾸는 내가 행동을 지적할 때 나오고, 나의 말은 대개 ‘너는~’으로 시작한다. 일단 말버릇부터 바꿔야겠다. 사명감이나 백 대신 ‘나 메시지’를 장착하는 거다.


“나는 네가 숙제를 안 하고 있으면, 자기 직전에 급하게 숙제하다가 피곤해서 짜증 낼까 봐 얼른 하라고 하는 거야.”

“나는 네가 밥을 안 먹고 딴짓을 하고 있으면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어. 엄마는 얼른 밥상을 치우고 정리하고 너랑 놀고 싶어.”


이렇게? 와 근데…. 이렇게 조곤조곤 말하다 보면 버럭 할 타이밍을 놓쳐서 화를 못 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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