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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자 Mar 11. 2018

김지영과 계나, 한국을 살아가는 그녀들

여자의 삶을 그려낸 소설들

tbs 교통방송 심야라디오 프로그램 '황진하의 달콤한 밤'의 책 소개 코너 '소설 마시는 시간'입니다.

매주 토요일에서 일요일 넘어가는 자정에 95.1MHz에서 들으실 수 있어요.

대략적인 방송 멘트와 음악을 뺀 편집본을 들을 수 있는 링크를 매주 올릴 예정입니다.


3월 11일 열여덟 번째 방송은 한국 여성의 삶을 다룬 두 권의 소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소설 마시는 시간 멘트↓


ann 책 속에 담긴 인생의 지혜를 음미해 보는 <소설 마시는 시간>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이번주에 세계 여성의 날이 있었거든요. 3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908년에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정치적 평등권, 노동조합 결성,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날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날이고요.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돼서 여러 가지 행사가 있었습니다.      


ann 여성에 대한 소설을 준비하셨군요.     

맞습니다. 최근에 미투 운동도 그렇고,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권리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도 많고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한국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 지를 이야기한 소설을 두 권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ann 한국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정말 힘든 일이죠먼저 소개해주실 책은요?     

아마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 같은데요. 작년에 가장 화제가 된 책이었죠.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입니다.     


ann 82년생 김지영은 대통령도 읽은 책으로 유명하죠거의 작년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소설로 부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2016년에 출간된 책인데 지금까지 판매량이 50만권을 넘었다고 하니까 대단한 거죠. 한국 소설 중에 이렇게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을 근래에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화제가 된 것만 해도 사실 대단한 성과로 볼 수 있겠죠. 작년에 문학계에서 주는 상들도 거의 휩쓸다시피 했고요. 오늘의 작가상,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선정 올해의 책, 등등 상이란 상은 다 받았습니다.     


ann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죠?     

그만큼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자기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제목부터가 그렇거든요. 1982년에 태어난 여자 중에 가장 많은 이름이 지영이라고 해요. 김씨는 우리나라 성 중에 가장 많잖아요. 그러니까 김지영이라는 이름이 한 세대를 대변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거죠. 읽으면서 내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는 장치가 소설 곳곳에 있거든요. 굉장히 전략적인 배치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들이 있죠.     

ann 여성들이 읽으면서 내 이야기라고 공감할 만한 장치들

작년에 교보문고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이 책을 3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샀다고 해요. 성별 비중으로 보면 구매자 가운데 여성이 78%였고, 연령대별 비중으로 보면 30대가 47.5%로 가장 많았고요. 1982년 김지영은 30대 중반의 여자잖아요. 딱 작가가 생각한 타깃 독자층이 실제로 움직인 거죠.     


ann 노래 한 곡 듣고 자세히 이야기해볼게요.

이랑의 가족을 찾아서입니다.


M1 이랑 – 가족을 찾아서

https://youtu.be/2mrTQhf2O08


ann 한국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을 다룬 소설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먼저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어떤 내용인가요?     

김지영 씨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묘사됩니다. 서른네살의 나이에 남편과 딸이 있고요. 서울 변두리의 대단지 아파트 24평형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고요. 남편은 IT 계열의 중견 기업을 다니고, 김지영 씨는 작은 홍보대행사를 다니다 출산과 동시에 퇴사하고.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그런 경우죠.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문제가 생깁니다. 김지영 씨가 시댁에서 갑자기 친정엄마가 된 듯한 말투로 시어머니랑 말싸움을 하고요. 남편이 결혼 전에 만났던 전 여친 같은 말투를 쓰기도 하고요. 이런 정신이상 같은 증상이 계속되니까 남편이 김지영 씨에게 정신 상담을 받아보라고 하거든요. 이 소설은 정신 상담을 받는 김지영 씨의 이야기인 거죠. 34년이라는 인생을 복기해보면서 인생 마디마디에서 겪었던 성 차별적인 경험들을 꼼꼼하게 기록해 놓은 그런 소설입니다.


ann 단순히 결혼 생활의 어려움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어릴 때까지 거슬러 가는군요.     

굉장히 사소한 기억에서부터 정말 중요한 문제들까지 소설에 쉴 새 없이 등장해요. 사소한 문제들이라면 예컨대 초등학교에서 점심시간에 급식을 먹잖아요. 그런데 남학생들이 앞번호라서 먼저 배식을 받는 거죠. 여자들은 당연히 뒷번호라서 나중에 먹게 되고.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지만 작은 차별이 모여서 큰 차별이 되는 거니까요. 이런 문제들에 대한 기억도 등장하고요. 

김지영 씨의 부모가 지영 씨를 낳고 다시 임신을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딸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낙태를 했다는 언급도 나옵니다. 셋째까지 딸을 낳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 그랬다는 거죠. 이런 기억들은 또 한 사람의 개인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을 테니까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남아 선호 사상 이런 게 심했던 거죠. 지금도 완전히 없어졌다고는 하기 힘들고요.     


ann 이 책이 통계를 굉장히 많이 사용하는 걸로도 유명하죠.     

조남주 작가가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일했거든요. 여러 가지 통계를 찾고 그걸 활용하는데 능숙한 거죠. 그래서인지 소설 안에도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을 보여주는 통계들을 곳곳에 넣어놨습니다.

예컨대 0세에서 2세 사이의 자녀를 돌보는 전업주부의 여가 시간은 하루 4시간 10분, 아이를 기관에 보내는 주부의 여가 시간은 하루 4시간 25분이라는 통계가 나오는데요. 아이를 직접 돌보든 기관에 맡기든 주부가 쉴 수 있는 시간에 별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인 거죠. 전업주부라고 해서 그냥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집에서 편하게 놀고 쉰다는 말을 할 수 없다는 걸 통계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고요.

여성이 취업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걸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통계를 인용해요. 대기업 인사 담당자의 44%가 비슷한 조건이면 여성보다 남성을 선호한다고 답했고, 남성보다 여성을 선호한다고 답한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는 통계고요. 그만큼 여성이 취업 시장에서 차별을 받는다는 이야기인데요. 다만 그런 통계를 좀 자의적으로 활용했다는 비판도 있죠.     


ann 어떤 식으로요.     

앞에서 설명드린 대기업 인사 담당자의 통계 같은 경우에 원문 기사를 찾아보면 그 뒤에 56%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관없다고 대답했다고 나오거든요. 소설에서는 이 부분은 빼버리고 앞에 통계만 인용을 하니까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한 것처럼 보이는 거죠. 문제가 있는 건 맞는데 아무래도 소설의 메시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통계를 발췌해서 썼다는 비판도 받는 거고요.     


ann 소설에서 인상 깊은 구절이 있었으면 소개해주세요.     

아무래도 맘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가 가장 슬프기도 하고 마음도 아프고 그렇죠. 김지영 씨가 공원 벤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있거든요. 근데 근처에 있던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맘충 팔자가 상팔자야..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걸 김지영 씨가 듣는 거죠. 그 이야기를 남편한테 했더니 남편은 그런 말 인터넷에 초딩들이나 댓글로 다는 거라고, 실제로 그런 말 하는 사람 없다고 면박만 주고요.

김지영 씨가 이렇게 대답을 해요.

“죽을 만큼 아프면서 아이를 낳았고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나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그랬더니 벌레가 됐어. 난 이제 어떻게 해야 돼?”

여기에 남편이 뭐라도 답을 해야 할지 몰라하거든요. 저도 같은 질문을 만약 아내가 한다면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답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는 것, 그걸 개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 이런 고민을 하면서 책을 내려놓게 되죠.     


ann 노래 한 곡 듣고 다음 책 만나볼게요.     

김사월의 수잔입니다.


M2  김사월 수잔

https://youtu.be/Xylb6kAitf8


ann 한국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보여주는 소설두 번째는 어떤 소설 이야기할까요?     

이번에는 장강명 작가가 쓴 <한국이 싫어서>입니다.     


ann 한국이 싫어서도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은 소설이죠.     

앞에서 소개해드린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과 여러 가지로 비슷한 점이 있죠. 일단 장강명 작가는 기자 출신이잖아요. 조남주 작가는 시사교양 프로그램 방송작가 출신이고요. 둘 다 사회문제를 직접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소설 안에 직접적으로 집어넣죠. 그냥 소설가들과는 다르죠. 이런 점 덕분에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굉장히 직접적으로 대놓고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니까요. 은유나 비유를 통해서 돌려서 말하는 소설들보다 읽기도 쉽고 메시지도 분명하게 드러나죠.   


ann 장강명 작가의 소설은 확실히 읽기가 쉽죠페이지 터너라고 하나요.     

책장이 술술 넘어갈 정도로 읽기 쉽고 흥미진진한 책을 페이지 터너라고 하죠. 장강명 작가가 아마도 지금 한국 소설가 중에는 손에 꼽히는 페이지 터너일 겁니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인데요. 한국이 싫어서도 정말 빨리 읽힙니다. 일단 책 자체가 200쪽 정도로 굉장히 짧기도 하고요. 이 책을 광화문 서점에서 사고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다 읽었거든요. 한 30분 정도.      


ann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주세요.

계나라는 20대 후반의 여자가 주인공입니다. 계나는 종합금융회사 신용카드팀 승인실에서 일하고 있고요. 아현 근처에서 살고 있는데 회사는 강남쪽이거든요. 그래서 2호선을 타고 출퇴근을 해요. 그런데 출퇴근 시간대에 2호선이 정말 지옥철이잖아요. 이 지옥철을 매일 같이 겪으면서 어느 순간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일 자체도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반복의 연속이었고요. 그래서 사표를 내고 호주로 떠납니다. 호주에서 영어를 배우고 일하면서 자유를 느끼죠.     

ann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많이 가잖아요그런데 그 생활도 쉽지는 않을 텐데요.     

그렇죠. 동양인 여자가 외국에서 혼자 사는 건 정말 힘든 일이잖아요. 고생도 많이 하고 차별도 당할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계나가 한국에 잠깐 들어올 일이 있었는데, 그때 계나의 남자친구가 고백을 합니다. 힘들게 지내지 말고 그냥 한국에서 같이 살자고요. 거의 청혼을 한 거죠. 남자친구는 취업해서 집도 장만해놓고, 계나가 호주로 떠날 때보다 상황이 많이 좋아져 있었고요.     


ann 호주에서 고군분투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가족이나 친구들 옆에서 편하게 살고 싶은 생각이 들만도 한데요.     

그런데도 계나는 다시 호주로 떠납니다. 남자친구나 가족, 친구들보다 더 중요한 게 호주에 있는 거죠. 자유롭게 매일매일의 행복을 찾아 나선 거죠. 여기서 재밌는 비유를 하는데요. 계나가 회계학 대학원을 다니거든요. 행복을 회계학에 비유합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행복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현금흐름성 행복이라는 겁니다. 순간순간, 매일매일 경험할 수 있는 종류의 행복인 거죠. 자산이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현금흐름도 끊기지 않고 탄탄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계나는 자신이 한국에서 살면 이 현금흐름성 행복은 충족할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한 거죠. 가족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그러면서 자산을 쌓아갈 수는 있겠지만, 매일매일 순간순간의 행복은 불가능할 거다. 그래서 자신은 행복해지려면 호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런 거죠.          


M3 한희정 내일

https://youtu.be/sNfQZFeDpl8


ann 한국 사회의 여자들의 삶을 다룬 소설두 번째로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계나가 결국 한국이 아닌 호주를 선택하잖아요한국에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면서요왜 그래야만 했을까요?

소설에 보면 2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이 우리 사회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일들이 참 자세하게 묘사가 돼 있는데요. 회식 자리도 그중 하납니다. 계나의 팀장이 팀원들을 모아서 회식을 하는데 그렇게 음담패설을 합니다. 자기 딴에는 그런 말을 하면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팀원들이 재밌어할 거다. 팀원들은 이걸 말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데도 그런 거에 신경 쓸 생각도 없고요.      


ann 요즘엔 좀 좋아졌다고 하는데도정말 회식을 고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     

연애에 대한 묘사도 자세한데요. 계나한테 지명이라는 남자친구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계나랑 다르게 꽤 잘 사는 집으로 나와요. 대학 교수 아버지를 둔 강남의 잘 사는 집 아들인 거죠. 그런데 지명이가 제대를 앞두고 휴가를 나와서 가족들이랑 밥 먹는 자리에 계나를 불러요. 여자친구를 가족들한테 소개시켜준 거죠. 그 자리에서 가족들이 계나를 없는 사람 취급해요. 가족으로 받아줄 생각이 없는 거죠.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만남으로 여겨지잖아요. 대학 교수 집안과 빌딩 경비 집안은 결혼으로 이어지는 게 불가능한 거죠. 그런 분위기를 식사 자리에서 풍기니까 자리가 끝나고 계나가 폭발을 합니다. 눈물을 쏟아내는 거죠.      


ann 직장에서도 연인 사이에서도 맘 편히 있을 곳이 없는 거네요.     

그렇죠. 처음 소개해드린 82년생 김지영은 한국 사회를 살아내던 평범한 여자가 결국 정신이상에 걸리게 되는 이야기잖아요.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던 거죠. 한국이 싫어서는 역시나 한국 사회에서 묵묵하게 살아가던 평범한 여자가 행복을 찾아서 외국으로 떠나는 이야기고요. 사랑하는 남자친구, 가족들이 다 있는 한국을 떠나야 한다고 결심할 정도로 한국에서는 아무런 비전이 보이지 않았던 거죠. 이런 식으로 떠나거나 남더라도 스트레스로 정신상담을 받아야 하게 되거나..      


ann 암담하네요.     

두 소설 다 다소 극단적인 사례를 쓴 거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거든요. 한국 사회의 평균적인 남자들이나 평균적인 직장 생활이 소설들 속에 묘사된 정도는 아니다. 이런 이야기들이죠. 그 말도 맞는 부분은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평균이라는 건 현실이랑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인 게 아닐까. 1000과 마이너스 1000이 있으면 평균은 0이거든요. 그런데 0은 1000이나 마이너스 1000 어느 쪽과도 비슷하지 않죠. 여성들이 겪는 문제도 마찬가지죠. 평균적인 한국 사회의 모습이나 남자들이 두 소설에 묘사된 정도는 아닐 수도 있죠. 그런데 마이너스 1000에 가까운 삶을 사는 여자들이 분명 적지 않을 겁니다. 사실 '평균적인' 남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걸지도 모르고요. <82년생 김지영>이나 <한국이 싫어서>를 많은 여성 독자들이 읽고 공감한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겁니다.


M4 김슬기 위로

https://youtu.be/EJetV-jZF5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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