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니멀라이프 성장기

미니멀라이프가 마이 라이프가 되기까지.

by 빛나는 지금

3년간의 육아휴직 후 복직을 앞두고 연수를 참가하기 위해 들어선 직장의 모습은 동전의 양면만큼 달랐다. 먼저 "앞면"은 건물도 그 안의 공간도 심지어 늘 그 공간에 자리한듯한 특유의 냄새까지 그대로여서 떠나 있었던 3년간의 시간이 무색할 정도였는데 그 익숙함이 잔뜩 긴장한 나를 다독여주는 듯해서 내심 안심도 되었다. 그러나 그 " 뒷면"은 잠깐 위로받은 찰나가 흔적조차 희미하리만치 달라진 직장 동료들의 면면과 시스템과 함께 "언제 근무하셨어요?"를 일일이 해명하며 나의 좁은 입지를 재차 확인시켜 준 낯섦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근무를 앞두고 이틀 전, 펄펄 끓어오르는 고열 가운데 확인한 코로나 확진. 잘 모르는 동료분들께 물어물어 확진소식을 직장에 알리고 그때 당시 기준으로 일주일간 격리가 결정된 후 나는 나 자신이 얼마나 초긴장의 상황을 딛고 있는지를 실감했다. 일주일간 출근이 미뤄진 것도, 40도 가까이 올라가는 고열도, 다 같이 코로나가 확진되어 가족이 모두 함께 격리가 되어 이제 갓 돌이 되어가는 둘째를 어르고 해열제를 먹이며 나 자신은 되려 챙길 수도 없는 상황이 오히려 내게는 출근보다 훨씬 더 감당하기 쉬운 상황으로 여겨질 만큼 복직은 큰 산처럼 나를 내려다보는 압박이고 짐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직장생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다들 겉보기에는 비슷비슷한 상황을 통과하며 또 엇비슷한 단어와 표현들로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가운데 어쩌면 각자가 느끼고 체험하는 절절한 싸움들은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때로는 "다들 그렇게 살아." " 지금만 지나면 좀 숨쉬기 나아.". " 너만 그런 건 아냐."라는 위로인지 핀잔인지 모를 반응들에 묻혀버리는 '워킹맘'의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어서, 마음과 몸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독에 몇 알 남지 않은 쌀알을 긁어내듯 매일 아침 달그락 거리는 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처음에는 우울이 그다음은 치밀어 오르는 짜증이 나를 채우더니 넘치듯 주변 가족들에게 특히 남편에게 그 감정들을 쏟아부으며 성난 사자 같은 감정들을 잠재우고 길들이느라 정신없이 적응의 시간을 보내고 부여잡는 심정으로 탈출의 통로를 찾기 시작했다.


먼저 어떻게 하면 직장을 그만둘 수 있을까? 가 나의 절실한 질문이었다. 이후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누겠지만 이 질문덕에 평생 처음으로 재테크 관련 책들을 밤을 새워가며 읽어갔다. 가지고 있는 종잣돈도 투자에 필요한 용기도 두루두루 부족하여 실제 도전은 못해지만 마음만큼은 다급했고 진지했다.


그리고 50세 전에 퇴직하기 등을 매일같이 검색하며 실제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파이어족들의 사례들을 탐독하고 살피며 그 위에 내 모습을 대입시키며 설레었다가 현실의 견고함 앞에 상상조차 무안해지는 일을 반복하며 널뛰기하듯 불안정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가운데,


드디어 매일 밥을 먹고 출근을 하고 다시 퇴근을 하고 이를 닦고 잠자리에 드는 일상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내부에서부터 하나씩 그 틀을 제거하고 혹은 적어도 변형시킬 강력한 무기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미니멀라이프"였다.


이제 그 미니멀라이프가 어떻게 마이 라이프, 나의 삶의 여정이 되었는지 그리고 현재 나는 그 여정을 어떻게 꾸려가고 있는지를 천천히 펼쳐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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