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 미니멀리즘!

by 빛나는 지금

식사 때 쌀밥을 안 먹은 지가 2주 정도 되어간다.


처음 식탁 미니멀리즘을 시도하면서 가장 먼저 한 것 중 하나는 백미밥을 현미밥으로 바꾼 것이었다. 거의 모든 자연 식물식이나 건강 식단에서 입을 모아 말한 것이 현미밥의 장점이었기에 큰 고민 없이 현미밥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비슷한 문제는 나에게도 마찬가지여서 특히 물을 좀 적게 넣은 날에는 현미밥이 너무 고슬고슬해져서 먹기가 어려웠다, 아이들도 딱딱한 현미밥은 힘들어했고 어른도 거친 식감이 힘든데 아이들에게는 더했을 부담을 지워준 것 같아 초반에 현미밥 짓기가 서툰 시기동안은 적응기간이 다소 필요했다. 해결은 간단했다. 밥을 지을 때 물을 더 부으면 처음에는 죽 같은 형질이 되었다가 공기에 노출되면서 된밥의 모양새가 되었는데 갓 지어진 백미밥의 뽀얀 모습에 비하면 외양은 떨어졌지만 건강면에서나 소화면에서나 두루 다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그 현미밥도 안 먹게 되었다. 다른 건강상의 이유라기보다는 더 맛있는 것들을 발견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먼저 감자와 고구마. 찐 감자와 고구마는 쌀밥 못지않게 다양한 나물반찬과 잘 어울렸다. 감자의 고유한 맛과 고구마만이 지닌 달달함이 시금치나물, 콩나물 무침, 상추 절임, 두부조림등과 어우러져 더 다채로운 맛을 만들어낸다. 가장 큰 장점은 쌀밥을 먹는 것보다 더 적은 양으로도 충분히 포만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다음은 오트밀이라고 불리는 눌린 귀리. 물이 닿으면 죽처럼 변하고 그냥 건조된 상태로 먹으면 풀풀 날리기는 하지만 이 또한 여러 반찬과 잘 어우러진다. 자신의 고유한 맛을 지키면서도 다른 음식재료나 양념과도 조화를 이루어내는 게 참 재미있어서 요새는 이것저것 다 섞어서 먹어보는 중이다.


어제는 조각 감자에 작은 고구마 하나 그리고 그 위에 토핑을 얹듯 눌린 귀리를 뿌린 후 냉장고에서 꺼낼 수 있는 나물 반찬을 모두 조금씩 그 위에 얹어서 한 끼 식사를 준비했다.


시각적 모습은 다소 너저분한 모습이었지만 맛은 참 좋았다.


나의 요새 식단은 이렇듯 쌀밥을 먹지 않고 감자, 고구마, 귀리 등을 기본으로 하여 먹을 수 있는 모든 나물 반찬들을 골고루 섞어서 한 그릇 식사로 이루어진다. 거기에 견과류와 손에 잡히는 과일이 간식이 되어준다.


이렇게 먹기 시작하고 아직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뚜렷한 장점이 있다.


먼저, 화장실에 잘 간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화장실로 가라는 신호가 온다.

시원하고 가볍다.


그다음으로 생리 전 증후군이 많이 줄어들었다.

생리 전에 항상 하루 이틀 전부터 아랫배가 싸해지고 이유 없이 짜증과 우울이 반복되고 그리고 일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피곤이 몰려오곤 했다. 그리고 식사 때 소화가 늘 어려웠다. 그랬는데 이런 식사를 이어가면서 문득 이런 증후군이 전혀 없이 생리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으로 돈이 덜 든다. 나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의 식단은 큰 변화가 없으니 비교가 어렵지만 나만 두고 본다면 식비에 드는 돈이 상당히 줄었다. 고기, 유제품, 생선, 달걀이 오르지 않는 식탁. 채소는 퇴근길 마트에 들르면 딱 그 시간에 맞추어 할인되어 나오는 품목들을 고르면 절반이하의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과일은 늘 비싸서 지출의 압박이 있지만 할인상품을 고르면 정상가보다는 70~80% 정도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먹으면 나 혼자 산다는 가정하에 정말 한 달 식비는 과감하게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현실은 1등급 무항생제 달걀을 챙겨야 하는 아이들과 함께라 식비의 혁신적인 개편은 아직은 요원해 보이지만 미니멀라이프에 조금씩 가족들이 적응하고 이제는 남편도 지지해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식탁 미니멀리즘 및 자연 식물식으로 가는 길도 우리 가족과 함께 걸어갈 날이 오리라 기대해 본다.


그럼 식비의 미니멀리즘도 멀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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