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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Dec 13. 2021

#1 공부할 때 쓰지 마세요.

워킹맘 이야기

나는 성격이 급하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걸 못한다. 미용실은 어쩔 수 없이 반기에 한번 가서 파마를 하며, 흰머리가 너무 많아 보기 힘들 때쯤, (대게 2~3개월 주기) 뿌리 염색을 한다.


학창 시절에도 필기를 잘 안 했다. 손의 속도는 강의의 속도, 두뇌의 이해 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그냥 노트 필기 잘하는 아이의 것을 빌려서 복사해서 보는 편이 낫다. - 물론 그 아이와 평상시 관계가 좋아야 할 것이고, 친한 친구가 아니라면, 나 역시 그 아이에게 제공할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필기를 할 시간에 차라리 그림을 그리는 게 낫다.

추상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미지화하는 것이다. 우리 두뇌는 이미지로 기억한다. - 이건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는 인류의 생존 방식에 특화된 기억법이다.

인류는 먹이를 찾아 채집을 하거나 사냥을 했고, 그리하여 장소적 기억(이미지)은 유독 머릿속에 잘 남는다. 그리스 시대부터 내려온 '기억의 궁전'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http://naver.me/Fxzpa18w

어릴 때부터 깜지를 너무너무 싫어했고 이런 걸 시키는 선생님의 마음이 정말 궁금했다.

쓰다 보면 이해도 되고 암기도 된다는 논리일 것이라 추측한다.

그러나, 공부를 하려면 '이해'가 먼저 되어야 하는데, 무작정 쓰기는 결과적으로 이해, 암기 아무것도 제대로 남기지 못하는 시간낭비일 뿐이다. 다만, 인내심을 기르는 무식한 방법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림, 제대로 된 그림이 아니라 모형이나 관계도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편이 시간도 덜 들이고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를 할 수 있다.

다음의 이유에서다.


1. 내 방식으로 이해한다.

내 머릿속으로 한번 이해를 해야 모형이나 관계도가 나오기 때문에, 내 식으로 지식을 소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2. 시간이 절약된다.

불필요한 설명까지 다 적느라 강의 내용을 놓치느니, 차라리 안 적는 게 낫다. 다만, 인간의 기억은 불안전하므로, 교과서, 참고서, 노트필기 등으로 보충한다.


3. 기억이 더 잘된다.

우리가 좋아하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부수적으로 모형이나 관계도를 그리고 있으면 소소한 성취감도 든다.


아이와 올해 초에 '자기 주도적 학습법' 강의를 3달을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반차를 내고.

아이가 어렸을 때 내가 공부를 한 게 못내 미안해서다.

그곳에서는 '적자생존', 적어야 산다고 가르치는데, 아이들의 경우에는 적어야 사는 게 맞다. 

그들은 비교적 시간이 많으며, 쓰는 행위 자체가 시각, 운동감각을 모두 이용하는 것이어서, 사용하는 감각의 범위(Input)가 더 많아 Output을 용이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이 없는 직장인!

가능하면 쓰지 말고 이해를 먼저, 그리고 이해를 한 뒤 간략하게 자기 방식으로 도식화하는 것이 효과적인 공부방법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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