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
일기 숙제, 나도 한번 해볼까?
부족하다 → 채우려 한다 → 앞으로 나아간다.
부족하다 → 감춘다 → 부족한 부분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한다.
난 어떤 게 불편할까?
대학원이나 가지 그래?
친절하자.
저는 가끔 제가 쓸모없는 인간인 것처럼 느껴져 절망하곤 해요. 특히 저에게 호의를 베풀고, 관심을 주고, 사랑을 주던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었을 때 이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주변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는 사람만큼 불필요한 사람이 있을까, 나는 기어코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마는 사람인가, 나는 겨우 이 정도의 사람인가 싶어 마음이 마비가 돼요. 마비 끝에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곤 해요. 아무리 애를 써서 나아가려 해도 종착지는 평범한 인간일 뿐인 거예요.
평범한 인간종에 속하는 나는 불가피하게 타인을 슬프게도 아프게도 하는 것일 뿐이라는. 우리는 웃음을 주고받는 동시에 아픔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거라는.
그래서 『빛의 호위』 같은 소설을 읽으면 안도가 돼요. 평범한 나도 어쩌면……, 누군가에게 빛이 되어준 적 있지 않을까. 나의 작은 호의가 누군가에겐 ‘나는 당신 편이에요’라는 말로 들린 적이 있지 않을까. 우리는 부족하고 나약해서 평범하지만, 평범한 우리도 선의의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아주 짧은 순간 위대해질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지은이 황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