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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May 18. 2021

행복투자법 - 현금흐름성 행복

직장 생활 소고

행복도 돈과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 행복에도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이 있는 거야.

어떤 행복은 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오는 거야. 그러면 그걸 성취했다는 기억이 계속 남아서 사람을 오랫동안 조금 행복하게 만들어줘. 그게 자산성 행복이야.


(중략) 어떤 사람은 정반 대지. 이런 사람들은 행복의 금리가 낮아서, 행복 자산에서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런 사람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많이 창출해야 돼. 그게 엘리야. 걔는 정말 순간순간을 살았지. (중략) 나한테는 자산성 행복도 중요하고, 현금흐름성 행복도 중요해. (p.184)


그렇다면 계나가 호주에서 찾은 행복투자법을 가지고 서울에서 잘 살 수는 없었던 걸까. 흔히들 말하듯이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를 깨달았다면 그 실천은 서울이든, 호주든, 제주든, 크게 상관없는 것이 아닐까.

- 『한국이 싫어서』 p.184 / 장강명 / 민음사 / 1판 22쇄, 재인용 읽을지도, 그러다 떠날지도 , 김경혜, 윤메솔, 이수연, 정민화(지은이)




'한국이 싫어서!'

헬조선이란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눈에 띌만한 제목이다.

맞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나는 한국이 싫다기보다는 그냥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이 싫어서 20대에 외국으로 떠났다.


지금처럼 어학연수나 해외여행이 보편화가 되기 전이긴 했지만,

내가 대학을 다닐 때에도 몇몇 동기들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내지는 영어 공부하러)

어학연수를 갔었고, 졸업 전 기념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갔었다.

해외는커녕 국내 배낭여행도 못해봤지만,

기회가 오자, 나는 주저하지 않았다.

그래! 한국을 뜨는 거야!


타지에서 외국인으로 살면서,

나는 자유로웠다.

누가 나를 어떻게 볼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됐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그다지 고민하지 않았다.

내가 벌어서 쓰는 생활에 충분히 만족했다.

위 글의 표현대로라면 이자가 낮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누린 셈이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책임을 유예한 것에 불과했음을 깨달았다.

엄마는 더 나이가 들었고,

나는 좀 더 철이 들었다.

뒤늦게 "자산성 행복"을 추구하려니 벅찼다.

원래 내 모습과 맞지 않았다.


젊었을 때는 '자산성 행복'을 추구하고

나이가 들면서 '현금흐름성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생애주기에 부합할 텐데.

남들이 무언가를 이루려고 노력할 때,

마음껏 누리다가,

남들이 이제 좀 천천히 가도 된다고 말할 때

혼자 달리려니,

시간을 거꾸로 흐르는 느낌이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또 달라질까?

현재에 감사하고, 순간순간을 살 수 있을까?


'소확행'은 현금흐름성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만든 말 같다.


어떤 책에서는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 라던데,

그렇다면 '자산성 행복' 보다는 '현금흐름성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한 게 아닐까?


혹자는 이제 한국에서는 자산성 행복은 아무나 추구하기 어려운 것이 되어버려서

사람들이 '소확행'을 꿈꾸는 걸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잘 모르겠다.

상황이 그래서 현금흐름성 행복을 추구하는 것인지,

사람마다 타고난 성향이 달라서 그런 것인지.


나이가 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의 경계가 명확해진다고 한다.

체력적으로도 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잘 알게 돼서,

무모한 도전을 삼가고 '내가 가진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거창한 대의나 목표를 꿈꾸지 않고, 범위를 좁힌다면,

현재가 좀 더 행복할까?


나이가 들면 소확행을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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