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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Apr 27. 2022

잠시 숨을 고르고

잔잔한 노래에 멈춰보기


일상을 살다 보면

여러 일들이 툭툭 던져진다.

특히 엄마로 살며 무언가 한다는 건

내 머리가 몇 개였으면 좋겠다 싶은

그런 순간이 많다.


막내 친구 생일선물에 빠진 걸

다시 사러 가야 하는데

큰 애는 코를 파다 코피가 나서

한참 지열을 해주고

제발 코는 건들지 마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막내랑 집을 나와 다이소에 가는 길에

그간 반납 못한 책을 내고

그 와중에 마트에 들러 떨어진 먹거리를 사고

잠시 은행 ATM기에도 들르고

애를 학원에 보내고 몇 시간 후 스케줄을 체크하고

집에 와 점심 먹고 난 그릇들을 정리하고

해야 할 일을 좀 하다가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리고 커피를 내리고

어젯밤에 사달래서 사온 달달한 도넛을 한입 물고

컴퓨터 자판을 쳐본다.


입이 단기운에 흠뻑 취할 때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책방에서 너무 좋았던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켜고

편안하고 잔잔한 음악을 듣고서

그제야 템포가 느려진다.


잠시 숨을 고르고

노래가 내 주위에 스며들게 해본다.


쓰고 달다 커피처럼 도넛처럼 인생도...ㅎㅎ



+

요즘 이 플레이리스트에 빠져버렸어요

https://youtu.be/EfoRBLR1X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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