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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Nov 15. 2024

몽환적인 프렌치 팝 Poom의 'Qui es tu?'

넌 누구니?



  예전에는 카페에서 좋은 곡이 나오면 직접 가서 물어보곤 했다.

"저기... 지금 나오는 곡이 뭐예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궁금한 곡에 대한 호기심으로.

요즘은 쉽게 검색이 되니 그럴 일은 없다.


아마 이곡도 어디선가 듣고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게 아닐까 한다. Poom이란 그룹의 다른 곡을 듣다가 발견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내 플리에 들어왔는지는 자세히 기억이 안 나지만 좋아하는 프렌치 팝이 되었다.


몽환적인 느낌과 곡이 시작될 때 일렉기타의 소리, 리듬이 어깨를 움직이게 한다. 도입이 좋은 곡에 빠지는 편인데 특히 이곡은 노래보다도 도입 세션이 메인 같은 곡, 중반부터는 피아노, 드럼에 끌리다 보면 중독되는 곡, 무한반복하게 되는 곡이다.




  프랑스 특유의 낭만이 생각날 때 프렌치팝을 고르게 된다. 프랑스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특유의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연한 화장과 자연스럽고 시크한 표정, 예뻐 보이려 애쓰지 않는 자신감과 약간은 꼬장꼬장해보이는 아우라를 가진 프랑스 여배우 좋.


올해 프랑스에서 올림픽도 열렸었고 역대급 개막식을 보면서 역시 프랑스 답다 싶었다. 틀을 파괴한 자유로움이 일반적 올림픽 개막식과는 달라 약간 괴상해 보일 장면도 있었지만 역시나 예술의 나라구나 싶어 경탄을 했다.


그러고 보니 십 수년 전에 가족여행으로 프랑스에 간 기억도 난다. 당시 아이들이 6살 3살 정도라 낭만의 프랑스를 전혀 느낄 새가 없었다. 꼬맹이들을 쫓아다니고 케어하느라. 엠피쓰리에 담아 간 다니엘 비달의 '오 샹젤리제'를 아기띠를 한채 택시에서 나 홀로 이어폰을 주섬주섬 꺼내 들었. 난 가족과 함께였고 엄마였지만 나였기에 낭만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고작 몇 분이었지만  잠깐이라도 음악을 통해 나의 로망을 움켜쥐고 싶었다. 아니 지켜내고 싶었다. 음악은 그런 것.




  오래전부터 프랑스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올초에 인터넷 강의를 시작했다. 왕초보 책을 펴놓고 단어를 써보고 발음을 해본다. 프랑스어 노래를 불러보고 싶어서였다. 프랑스어를 전혀 모를 땐 따라 부르기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조금은 알겠다.


프랑스어 특유의 발음은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크' '트' '스'등을 내면 좀 비슷해지는데, 마치 바람을 머금은 소리가 난다.  우리나라처럼 쨍한 발음이 아닌 뒤에서 나는 흘러가는 소리들.  그런 특유의 발음이 주는 분위기가 있다.


드디어 소개하는 Poom의 'Qui es tu?'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구절이 있는데 바로 이것!


"Et je rêve, et je rêve, et je rêve

Qui es-tu?

Et je rêve, et je rêve, et je rêve

Qui es-tu?"


(에 쥬하브, 에 쥬하브, 에 쥬하브

퀴 에 튜

에 쥬하브, 에 쥬하브, 에 쥬하브

퀴 에 튜)


그리고 나는 꿈을 꾸고, 또 꿈을 꾸고,

넌 누구니?

그리고 는 꿈을 꾸고, 또 꿈을 꾸고,

넌 누구니?


가사 자체도 뭔가 딱 잡히지 않는

꿈속에서 중얼거릴법한 내용이다.


뒤에 세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 밤에 들어보면 좋겠다.

길을 걸으며 들어도 잘 어울린다.

특유의 낭만과 자유로움을 상상하며.



https://youtu.be/4WzFiv_wHtQ?si=2ySSPOLV4fUW-ksB


2013년에 데뷔한 일렉트로 팝 듀오 'P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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