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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Jan 07. 2022

겨울

감성

겨울이 되니 겨울잠 자는 곰 같다. 따뜻한 온돌바닥만큼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건 없다. 침대 없이 생활하는 이점이다.


추운 날이라 따뜻함이 간절하다. 추워서 따스함에 이끌린다. 따뜻한 차, 따뜻한 커피, 따뜻한 이불, 따뜻한 옷, 따뜻한 손.


여름과 겨울,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여름을 고르겠다. 여름에는 운동하고 샤워하며 더위를 날리고 덥지만 부산하게 활동적으로 산다. 하지만 겨울에는 온몸을 웅크리고 일정이 없으면 그야말로 집콕, 집순이다.


그렇다 해도 겨울의 낭만을 사랑한다. 겨울에 하는 목도리, 코트,  장갑, 하얀 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집. 그런 것들을 보고 있으면 춥지만 따뜻한 겨울 감성에 빠져든다. 특히 두껍게 짠 스웨터, 난로, 보글보글 주전자 소리 등은  참 예뻐서 마음을 간질인다.


2년 전에 친구가 영화 러브레터를 보여줬다. 한 극장에서 오래된 영화를 상영하는 이벤트를 했었다.  오랜만에 본 영화의 풍경과 의상, 소품들에 겨울잠 자던 감성이 봄처럼 깨어났다. 겨울의 낭만을 가득 담은 화면이 마음에 남아 한동안 그 정취에 빠 지냈다.


겨울 추위에 웅크리고 잠자는 곰처럼 집콕 생활이지만 겨울이란 단어가 주는 감성을 겨우내 느끼고 싶다. '겨울'이란 단어를 보면  '겨'에서 추위와 내려놓음이 '울'에서 따스함이 느껴진다. 내려놓고 버리고 가벼워지는 시기. 눈처럼 차갑지만 포근한 행복을 느끼는 계절.


겨울의 추위가 없다면 봄도 여름도 제대로 알 수 없을 거다.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겨울의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어진다.




+ 지인의 빨간 스웨터가 참 예뻤다, 찰칵 1



+ 뜨개 목도리 참 멋스러웠던 날, 찰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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