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점에서 바라본 연애

연애의 기대감

많은 사람들이 연애하며 기대하는 것을 만족시켜 달라고, 그것이 내가 바라는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요구하는 것들이 상대방에게는 아주 곤욕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내담자 A는 B라는 애인에게 심적으로 많은 의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B는 어느 날 갑자기 A에게 헤어지고 싶다고 말합니다. 대단한 다툼도, 갈등도 없었죠. 이별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A는 붙잡을 수도 없습니다. 이유를 모르니까요. 그냥 그렇게 덩그러니 갑자기 혼자가 된 채로 남겨져 있습니다. A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내가 뭘 잘못했지?' 나의 실수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B는 감정이 풍부하고, 하고 싶은 게 많고, 책임감이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A는 자꾸만 그런 B가 많은 '의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 주로 B라는 사람의 캐릭터에 맞지 않게 A를 만나왔음을 알 수 있죠. A는 기대고픈 든든한 사람을 원했기에 B를 '그런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그렇게 대합니다. 결국 B는 그 기대에 부응하 다려다가 힘들어져 관계는 끝이 나게 되죠.

이 관계에서 A도 B도 잘못은 없습니다. B는 A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A는 있는 그대로의 B가 아니라 상상 속 이상적인 사람을 만들어 놓고 연애를 해온 것이고 B도 나답지 않은 모습으로 연애를 하는 것이었죠.

나만의 방식으로 찾아오는 상처

여기서 가장 흔히 빠지는 함정은, '나를 그만큼 사랑하지 않아서 떠난 거야'라는 생각입니다. 나에게서 무언가 사랑스럽지 않고, 자신감이 부족한 부분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외모가 부족해서, 능력이 부족해서, 성적인 매력이 부족해서 등등. 스스로 자신감이 부족한 것을 이별의 원인으로 연결 짓기 쉽습니다. 마치 연애할 때 혼자서 기대하고 실망한 것처럼 말이죠.

연인의 이야기를 양쪽에서 따로 들어보면, 같은 연애를 두고 정말로 아예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느낍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에 빠져서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의 상처를 이해하고, 또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필요합니다. 내 상처가 상대방이 준 것이 아님을, 아무도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있음을, 다들 각자의 상처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부딪혔을 뿐임을 알게 되기 때문이죠.

사람의 인성과 사랑의 크기

우리는 연애하면서 종종 사람의 인성과 사랑의 크기를 헷갈리곤 합니다. 

친절하고 자상한 것은 성격이지 사랑의 크기가 아닙니다. 당신에게 자주 연락하고, 밥은 먹었는지, 친구랑 무슨 얘기를 했는지 묻는 것도 역시 성격이지 사랑의 크기는 아닙니다. 싸우고 나서 나를 다시 찾아오는, 자주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패턴 역시 성격일 뿐입니다.

사랑은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받을 것인지를 정해 놓으면, 누군가 주고 있는 사랑을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연락의 횟수로 사랑 측정 방법을 결정해 두면, 연락은 자주 하지 않지만,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누구보다 세심하게 배려해 주는 누군가의 큰 사랑이 측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람의 각기 다름을 깊이 이해할수록 우리는 덜 상처받고, 더 사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