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관계없이 눈빛이 좋은 사람이 있다.
호기심이 있는 사람.
다른 말로 하면 늙지 않는 뇌를 가진 사람인 것 같다.
첫 번째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났다.
전문님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임원이셨다.
아주 작은 지방의 마을에서 태어나 공부를 잘해서 서울로 유학을 왔고, 열심히 일하여서 지금의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던 중 전무님 와이프 사진을 우연히 보았는데, 깜짝 놀랐다. 너무 미인이셨기 때문이다. 왜? 알고 보니, 법대를 다니던 전무님이 정말 열심히 공을 들여서 음대 다니시던 분을 아내로 결혼에 성공하셨다는 무척 유명한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셨다.
어느 날 우연히 여직원들에게 전무님과의 사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고 우리 중 한 명이 두 손을 들고 그 러브스토리의 진위에 대해서 물어보았었다. 미녀와 야수 커플로 유명했다고 하시면서, 우리들에게 이런 당부를 하셨다.
"꼭! 눈이 초롱초롱한 남자를 만나야 한다. - P 전무님"
눈이 초롱초롱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세상을 산다고 하셨다. 본인은 대학 1학년 때 우연히 사모님을 만났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정성을 다했다고 하셨다. 본인은 촌에서 머리 하나 좋은 걸로 서울로 유학을 와서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었지만, 본인의 눈을 믿고 나와 함께해 준다면 행복하게 해주겠노라고 장담하셨다고 한다.
미녀와 야수 커플은 예상과는 다르게 꽤 긴 연애 기간을 거쳐서 지금 딸 두 명과 함께 너무나 예쁘게 살고 계셨다.
나는 가끔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을 만나면 그때 그분이 생각이 난다.
막상 연애할 때는 그 말이 기억이 안 난 것이 음~~~.
다른 사람 말고, 내 눈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