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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원리 = 빼기

그림으로 알아보는 마음빼기 명상 (1)

by ViDA
그림 - 선명한 새벽빛


눈물의 이름들을 알게 된 것은 마음빼기 명상 덕분이다. 이 명상은 그 원리가 매우 단순해서 오히려 어렵기도 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빼기'가 전부인데 때때로 그것 하나가 어찌나 어려웠는지 모른다. 하지만 브런치에도 써 왔듯 마음빼기 과정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고비마다 이 간단한 명상의 원리를 복습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었다. 차분하게 방법대로 하기만 하면 마음이 버려지기 때문이다. 다만 '해 보자' 마음먹는 것만큼은 각자의 몫이다.


원리가 간단한 만큼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음을 밝힌다. 나 역시 여러 가지 버전으로 구상했으나 이번에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하려 한다. (1)은 기본적인 원리이고 (2), (3)은 좀 더 깊은 명상 과정에 대한 것이다.


(1) 기본적인 원리 = 빼기

(2) 나선형 진행 = 반복과 심화

(3) 숨은 마음 찾기 = 함께 하는 숙제


깨끗하고 행복한 마음이 우리의 본래 마음이다


마음은 뇌에 있으나, 일반적이고 그리기 쉬운 하트 모양으로 마음을 나타내었다. 내가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쏟았던 이유는 마음에 있었다. 눈물을 만들어 내는 마음이 가득 차서 매번 넘쳐 오르니 눈물 수도꼭지가 말을 안 들을 수밖에. 내 마음조차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나 자신을 많이 원망했었다. 그런데 마음수련 명상센터에서 그 힘든 마음이 진짜가 아니라 가짜라서 버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깨끗하고 행복한 마음이 우리의 본래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본래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마음빼기 명상이다.


나에게는 우울한 마음이 가득했다


사람은 살면서 여러 가지 마음을 쌓아두기 때문에 항상 깨끗한 본래 마음으로 살지 못한다. 예를 들면 나는 눈물뿐만이 아니라 화도 많았는데, 이미 97만큼 쌓여 있으니 3만큼의 자극에도 100만큼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것을 버린 지금은 3을 3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을 왜 버려야 하냐고 묻는다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라고 하겠다. 좋았던 것도 버려야 한다. 좋은 마음이든 나쁜 마음이든 현재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기억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걱정 말고 버려 보자. 가짜는 버리면 없어지지만 진짜는 버려도 없어지지 않는다.



명상을 하기 전에는 나의 마음을 의식 아래로 가라앉히고 괜찮아졌다고 착각하곤 했다. 실제로 괜찮은 날도 많았지만 언제고 건드리면 터질 수도 있는 시한폭탄 같은 상태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시적인 해결책에는 관심이 없었다. 원인이 되는 마음을 퍼내어 버릴 수 있는 국자와도 같았던 마음빼기 명상은 그야말로 근본적인 해결책이었다. 눈물을 만들어내는 마음을 제거하니 눈물이 줄어들었다. 이제는 참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그런데 마음을 퍼내느라 휘젓게 되니 오히려 마음이 혼란스럽기도 했다. 명상을 할 때 졸음이 오거나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감정이 올라와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이는 마음이 버려지면서 생기는 호전반응이라서 아주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힘들면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편안하게 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버려질 마음이니 조급할 필요가 전혀 없다. 긍정적인 마음은 어느 때나 도움이 된다. 가라앉혀두면 편한데 굳이 마음을 돌아보느라 힘이 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 역시 명상이 하기 싫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버리지 않으면 언젠가는 올라왔을 내 마음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피하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를 하기 싫어하는 것조차 나의 습관이었다. 변함없는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을 마주할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버렸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또 떠오를 때면 안 버려지는 것 같아 답답하기도 했다. 다음 편에서 다룰 테지만, 갑 티슈에서 티슈를 뽑으면 똑같이 새로운 티슈가 나온다. 그래도 그것은 뽑아낸 것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차분하게 반복해서 버리면 된다. 마지막 한 장을 뽑고 나면 다 비워진 것을 안다.



시간이 걸릴 뿐 명확한 방법이 있기에 끝은 있다. 게다가 시작이 반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마음은 있는 만큼 올라오고 버린 만큼 비워진다. 올라오는 내 마음을 인정하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그것이 하나둘 버려지니까 확실히 가벼워졌다. 눌러놓고 괜찮은 척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던 우울의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이와 같이 그림을 통해 마음빼기 명상 원리를 정리한 이후에 그렇게 빼기 했던 마음들에 대해 연재할 예정이다.





* 이전 버전의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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