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중독자는 드디어 커피머신을 집에 들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주는 시원한 행복감

by 김리경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회원이자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하루 두 잔은 삶의 공식이다. 카페 관련 아르바이트만 4곳. 당연하게 스타벅스 바리스타도 해 봤다. 오히려 스타벅스 아르바이트를 하며 카페인에 본격적으로 눈을 뜬것일지도.


오전 6시 30분에 시작되는 오픈 준비에 아메리카노는 눈을 뜨기 위한 필수 옵션이었다. '얼음 가득 텀블러에 에스프레소 샷 4개 물 없이' 반 각성 상태로 가는 최적의 코스. 대학 시절 지루한 수업을 들을 때면 어김없이 책상 모퉁이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상주해 있어야 마음의 안정이 왔다. 시험기간은... 다들 비슷할 것이라 믿는다.


어른이 된 듯한 기분에 취해 한 모금을 마실 때면 씁쓸함과 시원함이 공존하는 느낌이 매우 기분 좋았고 특히 여름에는 이만치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음료가 없었다.


이렇듯 카페인을 사랑했지만 커피머신을 집에 들이기에는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머신을 산다고 해서 카페를 안 갈 것도 아니고, 캡슐도 따로 사야 하고, 일명 쳐박템이 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더불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머신도 있었지만 인테리어 효과도 적당히 있으면서, 맛도 좋아야 했는데 그런 제품은 가격이 비쌌다.


수많은 걱정 끝에 결국 일리 커피머신 y3.2를 방에 고이 모셨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캡슐 맛도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 색상이 시원한 하늘색이다. 언뜻 민트색 같기도 한 오묘한 색감은 탁한 파란 색깔의 방 벽지와 무난하게 어울렸다. 크기도 아담하니 내 방에 딱이다.


앞선 걱정들이 무색한 듯 나는 더 간편한 방법으로 하루 두 잔 커피를 즐기게 됐다. 아이스 라떼부터, 돌체라떼, 두유라떼까지 일명 '우당탕탕 홈 카페'가 방 안에서 어찌어찌 굴러가고 있는 중이다.


커피머신을 들이면서 얻은 행복감이 많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 잔으로 잠을 깨울 수도, 점심을 먹은 뒤 나른할 때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서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시원한 커피로 목을 축이며 몰입에서 빠져나올 수도, 그냥 생각 없이 먹고 싶을 때 마실 수도 있다.


이렇게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기계를 왜 진작 들이지 않았나 싶다. 카페인 중독을 고쳐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카페인을 필요로 할 때가 더 많기에 조금 더 즐기고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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