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왔으면.

by 유진

우울에 한창 휩싸여 있을 때에는 항상 오늘이 나의 삶의 마지막 날이기를 바랐었다. 아침에 해가 뜨는 걸 보는 게 괴로웠고 하루가 지나면 비로소 안심이 되었다. 일을 하게 되면서는 아침이 두렵지 않게 됐다. 오히려 어서 지나지 않는 밤이 괴로웠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이거였다. 나는 늘 내 조울이 나의 사회생활을 망친다 여겼는데, 혹시 핑계가 아녔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동안의 나의 안일함과 게으름을 방패 삼을 무언가로 조울을 이용한 것은 아닌지. 오히려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한 사람은 아녔는지.

오늘 밤도 내일이 기다려진다. 그러면서도 두렵다. 일이 곧 끝나기 때문이다. 일이 끝나고 나면 또다시 오는 아침이 두려울 것이다. 스스로가 비참해질 것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 나는 단단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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