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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고선영 Oct 05. 2022

그냥 그렸다

상상력을 키우는 글쓰기 놀이

너무 심심한데 뭘 할까 했다.

사람을 만나자니 화장하고 옷을 꿰어 입기가 귀찮다.

그렇다고 혼자 영화라도 보자니 영화관까지 가는 게 영 내키지 않는다.

TV를 보자니 집에 TV가 없다.


그래서 그냥 그렸다.





쓸데없이 잘 그렸다.

얼굴을 그리기 싫어서 그냥 위에서 본 걸로 그려봤다.


맨날 가는 공원을 떠올리면서 그렸다.

그리고는 곰곰이 내가 그린 그림을 바라보았다.


머리가 짧았는데 그냥 여자로 해야겠다 하면서 머리를 길게 덧 그렸다.

여자는 내가 좋아하는 컨버스를 신겨야겠다.

가방도 내 스타일 에코백.


여자 옆에 벤치를 하나 그렸다.

사람 더 그리기 귀찮으니까 사람은 안 그린다.


이걸로 끝 하려니 좀 아쉽다.

좀 더 재밌으려면 여자 앞에 방해물이 하나쯤 있어야 한다.

오케이.


공원에는 나무가 적당하지.

너무 큰 나무는 안돼.

여자가 놀랄지도 몰라.

가지가 무성해도 안돼.

아카시아 나무라고 할까?

아니면 무궁화?

아냐 아냐. 

요즘에 어떤 공원에 무궁화가 있냐.


그럼 여자는 저 벤치 방향으로 가게 할 거야?


결국 저 여자를 저 벤치에 앉히겠다는 심산이구나.

흐흐흐.

어차피 나만의 놀이니까 상관없다.







#그냥그렸다 #상상력을키우는글쓰기놀이 #감정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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