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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고선영 May 08. 2020

세상 안 하던 짓

오늘은 어버이날

오늘이 어버이날이네요.

저는 어젯밤에 그걸 깜빡 잊었어요.

그걸 11시가 다 되어 생각해냈지 뭐예요.

진짜...

결국은 다 시들은 카네이션을 편의점에서

18,000원이나 주고 샀어요.

우리 부모님 아시면 진짜 큰 일이죠.


그리곤 집에 와서 잠이 들었는데

왠 걸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꽃을 사 온 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왜냐고요?

우리 5남매 중에서 아들부터 시작해서

모든 자식들이 부모님께 감사전화를 했기 때문이죠.

전 난감해졌어요. 사랑한다, 감사한다는 표현이 서툴러도 어지간히 서툴었던 저로서는... 아침에 빠져나가는 걸 어떡하면 자연스럽게 할까 했으니까요.


머리도 다 감고, 옷도 다 입고, 화장도 다 했는데...

차마 나가지 못하겠더란 말입니다.

결국 쭈삣거리다가 방 밖으로 나갔죠.


엄마 아빠한테 박수를 치면서 이야기했습니다.


" 엄마! 아빠, 아빠(곧 80인 우리 아빠는 귀가 어두워요.)"


두 손을 배꼽에 올리고 감사합니다를 외쳤습니다.

사랑합니다는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며 외쳤죠.


진짜 얼굴이 빨개지는 기분이랄까요?


세상 안 하던 짓하면 죽는다면서요?

그래도 기분이 나쁘진 않네요.








2020. 05.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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