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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은 Mar 18. 2021

"엄마 도와줘!"가 너무 잦은 아이

"우리 아이, 무언가를 혼자 해내는 힘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이제 곧 초등학교 입학인데 걱정이에요"


엄마들에게 종종 듣는 이야기다.

아이들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유치원 다닐 때는 엄마도 별 생각이 없다가 초등학교 입학 전이되면 여러 생각이 들고 학교에 가면 옆에 엄마가 있어주지 못함으로 걱정은 배가 된다.


'과연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실제로 아이들과 가까이하는 직업인 나도 아이들에게 자주 느낀다. 아이들이 조금만 어렵거나 힘들어지면,


"아, 못하겠다."

"어렵다. 그만하고 싶다."

"엄마, 이것 좀 해 줘~"

"엄마, 나 못하겠어!"


하고 말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놀랍다.

스스로 해내는 힘이 생기고 탄력이 붙을 때인데 그러지 못함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아이들이 잘해나갈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어릴 때는 엄마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므로 엄마가 나서서 도와주게 되는 일이 상당히 많다.

그렇게 반복적인 패턴으로 생활이 되다 보면, 아이가 커서도 충분히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을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한 번 두 번 해주다 보면 버릇처럼 자리를 잡아버리고 마는데, 그 전에는 엄마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쯤 '아차'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학교에 가게 되면 엄마가 옆에 있어줄 수 없고, 뭐든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적응하는 기간이 있기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스스로 해나가게 된다.

그런데 처음엔 아이에게도 스트레스가 될 수는 있다.

엄마에게 도와달라고 말하면 쉽게 해결되었던 문제들을 혼자서 해나가야 하므로 어색하거나 짜증이 나거나 할 수 없다고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제일 좋은 건 아이가 어릴 때부터 스스로 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힘들이 키워지고 스스로 하는 근육이 커지면 아이가 커서 자신의 일을 스스로 정하고 주도적인 인생을 살아갈 확률이 훨씬 높아지는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뭐든지 스스로 해야 했다.

옷도 내가 골라 입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 준비물은 내가 챙기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은 스스로 해나가야 했다.

극도로 소심한 내가 엄마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못 하기도 했지만, 우리 집 분위기가 스스로 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내가 성인이 되고 나만의 일을 찾고 사업을 하게 되면서 여러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종종 받게 되었다.


"어린 시절 어떤 부분이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는가요?"

 

내가 20대 초중반부터 당차게 내 사업을 하며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모습에 내 과거를 묻는 사람들이 생겼다.

나도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스스로 해내는 경험들이 쌓이고 그것들이 커지니 자연스레 내 인생에 관한 것도 누구에게 묻지 않고 스스로 깊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이 생긴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가 작용했겠지만, 제일 큰 건 스스로 해나가는 근육을 키웠던 점인 것 같다.

그렇다면 어린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 하는 근육을 키워주려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가장 쉽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세 가지를 소개한다.


"오늘은 이거 입고 유치원 가"


혹시 오늘 아침에 내 아이에게 말하지 않았던가?

엄마가 편한 데로 옷과 신발과 액세서리를 골라주고 있지 않은가?

그것부터 바꿔보도록 하자.

처음엔 아이도 "엄마가 그냥 골라줘"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네가 입고 싶은 것을 골라 입을 거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주며 다독여주자.

이미 엄마가 해주는 게 편해진 아이에게 스스로 골라 입기가 어려울 수 있으니 말이다.


오늘부터 당장 옷 고르는 건 아이 스스로 하게 하자.


두 번째,


"오늘 이 책 읽자"


엄마가 고른 책을 잠자리 독서에서 읽고 있는가?

아님 유치원 하원 후 책 읽는 시간에 엄마가 고른 책을 읽어주지는 않는가?

어떤 책을 읽을지 아이 스스로 고르게 하자.

같은 책을 한 달 내내 가지고 와서 읽어달라고 하면 읽어주자.

엄마는 다양한 책을 읽히고 싶다. 당연하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책을 읽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내 욕심과 내 마음은 저기 멀리 뒤로 줄 세우도록 하자.

내가 읽히고 싶었던 그림책과 동화책은 아이 없을 때 내가 읽자. 그럼 내용도 자세히 알게 되고 나중에 아이가 읽어달라고 했을 때 더 자세히 재미있게 읽어줄 수 있다.

  

세 번째,


"어떤 놀이하고 싶어?"

"주말에 뭐 하고 싶어?"


아이가 함께 하는 것에는 주도권과 결정권을 아이에게 주도록 하자.


평소에 아이에게 "너 생각은 어떠니?" 하고 질문을 많이 해주자.

질문만 하지 말고 아이 의사를 반영해줘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사소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에 반복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때는 엄마는 앞으로 도와줄 수 없다고 말하자.

아이 스스로 해 볼 수 있음을 용기의 말로 전달하자.

그렇게 해냈을 때는 칭찬을 진심으로 해주며 아이가 스스로 해나가는걸 그저 지켜봐 주도록 하자.

아이들에게 위험하거나 그래서 어른의 도움이 꼭 필요한 것 아니고는 거의 대부분을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자.

부모는 몇 발짝 뒤에 물러서서 그런 아이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저 지켜봐 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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