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mes Lee Oct 23. 2020

Contact: 5_그 여자

5.


아침 7시 25분. 잠에서 깨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매일의 일상과 다르지 않았다. 지난밤 목격했던 거대한 굉음도 온 도시를 덮었던 환한 빛도 황당한 소리를 지껄였던 그 여자도 모두가 꿈이었다.


'요새 무리하긴 무리했나 보군. 이런 황당한 꿈을 꾸다니'


평소보다  15분이나 늦게 일어났다. 늘 챙겨 먹던 시리얼과 사과 한 조각 먹는 것은 포기해야만 했다. 샤워는 건너뛰었다. 면도를 하고 대충 세수를 마친 후 드레스 룸으로 가 지난밤 골라놨던 넥타이를 집어 들었다. 생각보다 오늘 회의에는 적절치 못한 색깔인 듯했다. 네이비 계열의 포멀 한 디자인으로 바꿔 멘 후 급하게 집을 뛰쳐나갔다. 지하철 안은 늘 그렇듯이 출근하는 사람들과 학생들로 넘쳐났다. 핸드폰으로 아침 기사부터 읽어 내려갔다. 각종 사건 사고들 외환 위기 국제 정세 등등의 아침 뉴스. 그럼 그렇지 지난번 사건은 역시 꿈이었다.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생생했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운석 같은 게 떨어질 리 없었다. 그동안 챙겨 먹지 못했던 영양제를 다시 챙겨 먹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역을 알리는 안내 방송과 함께 지하철 문 앞으로 걸어갔다. 오늘은 정신 바짝 차리고 회의에 들어가야 한다. 이번 기회가 승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놓칠 수 없었다. 문이 열렸다. 발을 내디뎌 지하철에서 내리는 순간 저 앞에 어디서 많이 본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지난밤 그 여자였다.


이전 09화 Contact: 4_예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