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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Lee Oct 22. 2020

Contact: 2_목소리

2.


여름이 지나 가을로 접어든지 얼마 안되었지만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꽤 쌀쌀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은 것 치고 그녀는 너무 멀쩡해 보였다.일단 집에 들이긴 했지만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이래도 되나 싶었다. 작년 쯤인가 사놓고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샤워 가운으로 그녀의 몸을 가려주었다. 갑자기 아침 일찍 회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잠은 다 잤군.’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지난 밤 마셨던 얼그레이 차 한잔을 다시 뜨겁게 우려내 그녀앞에 내밀었다. 두손으로 찻잔을 받으면서도 그녀는 아무말이 없었다. 혹시 정신적으로 어디가 아픈 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간에 나를 찾아온 이유가 대체 뭡니까?"

"...."

"말은 할줄 압니까."

"...."


자세히 보니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기도 했다. 내가 이 여자를 알고 있던가. 아니야 이런 여자를 내가 알리가 없지. 그녀는 거실 쇼파에 가만히 앉아서 아무말이 없었다. 여전히 따뜻한 차가 담긴 컵을 두손으로 움켜잡고 있을 뿐이었다. 이대로 계속 집에 둘수만은 없었다. 경찰에 신고해서 알리는게 먼저 일 것 같았다. 긴급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경찰서죠?"

"....."

"여보세요? 들리세요? 거기 경찰서 아닌가요?"

"저에요"

"....경찰서 아닌가요?"

".... 저에요"


그 순간 그녀의 시선이 나를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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