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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Aug 27. 2023

<십 년 후엔 어디를 다니고 있을까?>


나이에 따라다니는 곳이 다 있으니 이게 또 전형적이기도 하면서, 그 시대를 반영하기도 하고, 또 그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이 보이기도 한다는 생각이 잠깐 스쳐갔다.

그래서 좀 지루하지만 자기 전에 써내려 가 보련다.


여서일곱살 때는 유치원과 피아노 학원, 국민학교 때는 피아노 학원과 주산학원, 간간이 미술학원, 중고등학교 때는 서울대 수학과 다니는 친척 오빠까지 동원해서 과외 선생님들이 집에 들락날락했었고.


대학교 때는 운전면허 학원, 컴퓨터 학원, 미용실, 옷가게, 카페, 호프집. 그때 한참 유행하던 신촌의 4층짜리 락카페를 친구들이랑 다니면서 나는 흥과 필이 있는 사람으로 의외로 그 당시에는 춤 좀 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연구소 다닐 때는 그 바쁜 와중에도 강남역에 있었던 소규모 클럽에 직장에서 만난, 공부만 하게 생겼으나 춤을 좋아하던 친구들과 춤을 추러 다니고, 그 멤버들과 함께 피부관리를 하러 다녔었더랬다. 지금 생각하면 이십 대가 관리할 피부가 어디가 있다고 그러고 다녔나 싶기는 하지만 말이다.


임신하고 출산을 준비하면서는 예비산모 학교 뭐 이런 거 찾아다니고, 아이가 두 살이 됐을 때부터인가는 애 문화센터 등록해서 수업 시간에 부지런히 도망 다니는 애 잡으러 다니면서 애한테 도움이 될만한 수업들을 들으러 다니며, 나도 콧바람을 쐬러 다녔었다.


그리고 애 학교와 학원 픽업에서 병원 라이딩으로 이어지다 다시 대학교 앞 숙소로 라이딩 & 픽업.

아이가 없는 주중에는 센서리 수업도 듣고, 피부과도 한 번씩 가주고, 카페 가서 책도 읽어주고, 대부분 온라인으로 장을 보지만 마트도 드물게 들려 기본적인 주부 역할도 하고 있다. 아 요즘 천국의 계단까지 타면서 헬스장에 열심히 다니고 있다.


이때 드는 의문 한 가지.. 십 년 후 나는 어디를 뻔질나게 다니고 있을까?

커피 관련 행사, 카페, 피부과, 딸이 결혼했다면 딸네 집 정리해 주러 딸네 집에, 친구들과 만 오천보 걷기 위한 라운딩..


아.. 이때 깨닫게 되는 사실 한 가지.. 십 년 후도 너무 젊다는 사실!


내일 아침에 운동 더 빡세게 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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