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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Jun 02. 2023

<거적대기 같은 시간을 끄적대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가 줄줄 손끝에서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쓸 때마다, 그걸 다시 읽을 때마다 눈물이 줄줄 흐르곤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때 이후로는 영화도 드라마도 볼 수가 없었다. 왜냐고? 나의 지난 시간들이 더 드라마 같아서 소위. 몰입이라는 게 안되더라.


나는 살기 위해서 책을 읽었다.

책을 좋아하던 내가 글 한 줄 읽을 수 없던 시기를 마치면서 집어든 책은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였다. 누군가에게는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문장들이 그 당시 나를 다시 숨 쉬게 만들어줬다.

이 책을 시작으로 미친 듯이 책을 사고 읽어댔다.

글자 한 자, 한 자가 내 머릿속에 박히고, 내 가슴속을 파고들었다. 그 당시 내가 꽂혀있던 분야의 전문서적까지 탐독하면서 하루에 서너 시간을 책 읽는데 썼다.

몰입으로 무아지경 상태가 되어, 책을 덮었을 때,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순간적으로 모르는 날도 많았다.

그래서 그때의 내가 살 수 있었다.


그때의 나에게 고맙다고.. 버티고 견뎌줘서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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