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는 이른 시각에 글루틴 숙제를 매일 해치우다 보니, 주어진 글감으로 생각하고 글로 풀어나가는 게 처음보다는 조금은 쉬워진 것 같기는 한데.. 글을 쓸 때 뭔가 가슴 찌릿한 것이 사라진 것 같고, 머리로만 글을 쓴 것 같아서 허기진 느낌마저 든다.
전에는 세상을 향한 나의 감각들이 예민하게 살아있었다면 이제는 조금은 둔탁해진 듯도 하고.
글을 쓰고 나서 느껴지는 만족감도 확 떨어진 느낌도 든다.
이게 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거겠지 하면서도 원인 분석을 해보고 싶다.
처음에 글루틴을 시작할 때는 글감을 충분히 가슴에 적셔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글을 써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날이 갈수록 학교에 갖다 내야 되는 숙제 같은 의무감이 강하게 들면서 머리를 많이 써서 빨리 써내자로 바뀌었던 것 같다.
그래서 글 쓴 후의 충만감이 점차 줄어들다 못해 요즘은 그 느낌이 거의 느껴지지가 않는다.
빈 껍질만 남은 것 같고, 어느새 공허함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가슴 한가운데에 검은 구멍이 한지에 먹물이 스며드는 모양으로 점차 퍼져나가고 있다.
이제 여섯 번의 글루틴 주제와 마지막 날 줌미팅이 남아있다.
분명히 얻은 것은 있지만, 빨리 이 족쇄에서 벗어나고 싶다.
자유롭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