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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날개달기 Feb 01. 2023

서비스직

화난 고객 상대하는 방법

은행은 화가 많은 공간이다.



은행 창구를 방문하는 고객 중,



10% 정도는 이미 화가 난 채로 들어오고,

20% 정도는 기다리다가 화가 나고,

30% 정도는 거절당해서 화를 내니까,

결국 절반 이상은 ‘화’가 나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은행원은 고객이 그 화를 풀고 갈 수 있도록 애를 쓴다.



(물론 같이 화내며 싸우는 직원도 있지만)



사과나 양해의 말을 연습하고, 화가 난 이유가 얼토당토않더라도, 십분 이해한다고 공감의 표현을 한다.



이 ‘화’에는 서운함, 억울함, 황당함,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 체계와 구조에 대한 불만 등 복합적인 감정들이 들어있다.



그래서 이것을 풀어드릴 때는 위의 모든 감정이 사그라들도록 언어와 비언어적 표현에 한껏 녹여서 보여야 한다.



- 고객님 억울한 마음 드시죠, 서운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고객님께서 오랫동안 저희 은행 거래해 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있는 거 맞아요, 깊이 감사드려요. 이 대출 건에 대해서는 본부담당자와 다시 한번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문의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매우 공손한 손 모양(발은 보여줄 수 없으니)을 하고, 마스크와 아크릴 가림판을 뚫고 나오는 우렁찬 목소리와 명확한 발음으로, 웃음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웃는다고 기분 나쁠 수 있으니) 미소를 머금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다.



진심인 모습을 보이면, 화를 내던 고객들도 오히려 사과하거나 멋쩍은 듯 간식을 사다 주기도 하며 마무리는 어쨌거나 훈훈하다.(여기서 악성 민원인은 예외!)



결국,



화난 고객을 상대하는 방법은 ‘진심’,



혹은 ‘진심인 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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