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사랑

서로 다른 효도의 정의

by 코끼리 날개달기

코로나 때문에 서로의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했다. 대신 ISTJ는 매주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한다. INFP는 친정과 한두 달에 한번 전화한다.



- 니가 어떻게 있는 건데! 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으니까 네가 있는 거지!!!



고함치는 아빠 ISTJ 앞에서 아이가 울고 있다.



지금껏 ISTJ가 시키는 대로 매주 할아버지 할머니랑 전화해 왔는데, 오늘은 하기 싫다고 말했다는 이유였다.



아이는 한참 동안 울먹거림을 멈추지 못했다.



ISTJ는 해야 되는 건 무조건 해야 한다. 부모가 전화를 하라고 했고 본인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거기에 아이의 의사는 조건값이 아니다.



INFP는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북받친 억울함에 INFP가 소리친다.



- 당신도 매주 전화해! 당신도 매주 당신 할아버지랑 통화해보라고!!!



목소리에 화가 반, 눈물이 반이다.



INFP는 후회하는 ISTJ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ISTJ의 더 성난 목소리.



- 내가 우리 할아버지한테 전화를 왜 해?



화가 잔뜩 난 ISTJ가 자리를 피해 나가고,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된 INFP는 머리를 굴리고 있다.



현실에서는 어렵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이상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 (ISTJ가 알아듣는 말) 아이가 자신의 본분을 다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당신이 화가 많이 났구나. 하지만 매주 할아버지랑 삼십 분씩 통화하는 것은 어린아이에게 지나친 책임감을 지워주는 것 아닐까? 나나 당신은 매주는커녕 일 년에 몇 번도 그렇게 안 하잖아.


- (INFP가 알아듣는 말) 나도 아빠가 할아버지께 전화하라고 시킬 때마다 귀찮고 싫더라. 그런데 내가 그렇게 커와서 아이한테도 시키게 되는 것 같아. 바꾸는 게 쉽지 않겠지만, 아이의 부담을 줄여 주도록 지금부터 노력해봐야겠다.



다음 주 주말이 되었다.

ISTJ는 생각할 시간을 가졌고 INFP도 이해할 시간을 가졌다.



- 어, 여보세요.



ISTJ가 전화를 받는다.



- 바빠서 전화 못 했지. 손주? 손주는 지금 게임하고 있어서 전화 못 받아. 일주일 동안 기다린 게임시간이야. 자, 잠깐 얘기해. 얘들아 할아버지 인사만 해.





INFP가 생각하는 효도는

내가 남편과 행복하게 잘 사는 것.



ISTJ가 생각하는 효도는

부모가 원하는 것을 해 드리는 것.




부부는 바라보는 곳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각자가 가진 그것에 대한 ‘정의’를 따져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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