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들을 낱낱이 말해보세요

챌린지 124호

by 이숲오 eSOOPo

북강변


이 병 률



나는 가을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길을 잃고

청춘으로 돌아가자고 하려다 그만두었습니다


한밤중의 이 나비 떼는

남쪽에서 온 무리겠지만

서둘러 수면으로 내려앉는 모습을 보면서

무조건 이해하자 하였습니다


당신 마당에서 자꾸 감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팔월의 비를 맞느라 할 말이 많은 감이었을 겁니다

할 수 있는 대로 감을 따서 한쪽에 쌓아두었더니

나무의 키가 훌쩍 높아졌다며

팽팽하게 당신이 웃었습니다


길은 막히고

당신을 사랑한 지 이틀째입니다




누군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말할 때의 상호 감각


질문이거나

제안이거나

답변이거나

희망이거나

기억이거나

거짓이거나

그 무엇이나 어떠한 형태일지라도 진기한 신비로움


이순간은 반드시 정지된 시간처럼 느리게 느껴진다


좋아하는 것들은 너무 눈부셔서 그 옆의 것들로 시선이 옮겨가고 그것은 그 눈부심이 반사되어 차마 바라보지 못해 그 옆의 것들로 고개를 돌려


한참을 따라가다 보면 암순응처럼 눈부심에 순응하여 정신을 차려 돌아보면 온데간데 없는


도대체가 좋아하는 것들은 등을 돌려도 눈부심은 사라지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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