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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Jan 01. 2024

시작의 선택

0568

오늘도 해가 떠오른다.


모두에게 안기지만 똑같은 1월 1일의 해가 아니다.


누구는 12월 32일이고

누구는 13월 1일이다.


제대로 작별하지 못하거나 온전하게 만나지 못하면 그리 엉뚱한 일자를 받아 들게 된다.


새로움을 가지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선조들은 해가 바뀌어도 시작할 기회를 여러 번 던져주었다.


설날이 해가 바뀐 후에도 넉넉하게 한 두 달 후에 맞이하게 한 것도 그런 연유이다.

대목이 번잡하고 성가셔 시작할 기회를 놓쳤다면 입춘도 좋다고 비켜 마련해 주었다.

성질 급한 이들은 교회력을 따라 한 달이나 앞당겨 대림시기부터 바뀐 새해를 시작하도록 했다.


출발선상은 달라도 시작은 설레고 힘차다.


https://brunch.co.kr/@voice4u/566


시작일을 선택하자.


아직 갑진년甲辰年은 시작되지 않았다.

(2024년 2월 3일까지는 계묘년이다)


시작은 시작을 적극적으로 정하지 않으면 시작이 아니다.


갑진년을 보다 값지게 보내기 위해 시작을 내가 특별하게 선택한 후 선언하기로 한다.


시작은 꼭 한 번이 아니어도 좋다.

무수한 시작은 밤하늘의 별처럼 총총해도 좋다.


잘 고른 시작들은 별자리처럼 이어지고 이름 불리어질 것이다.

시작들이 등대가 되어 나의 올해를 비추어 안내할 것이다.


시작을 선택하는 시기도 카페 프리퀀시 도장 찍기처럼 한정된 가치구간이 있으니 느긋해서는 놓칠 수 있다.


시작이 없다고 실패한 삶은 아니지만 즐거움과 가치는 반감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거대한 시작과 아담한 시작

이기적 시작과 이타적 시작

성과의 시작과 여백의 시작

익숙한 시작과 반복된 시작


https://brunch.co.kr/@voice4u/306


달력의 첫날 앞에서 또다른 시작들을 장만하고 꾸릴 생각에 행복한 하루를 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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