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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May 03. 2024

문장의 생몰

0691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고 나아지는 것일까.

모든 것을 고집부린다고 지켜지는 것일까.


새로움에는 이전 것들이 가지는 고유가 자리해야 하고

새로운 것의 장점이 이전 것에 차분히 신세 져야 한다.


새것과 옛 것이 나란히 놓일 때 불편할 수도 있겠으나

이를 배치에 집중하지 않고 융합에 치중해야 적절하다.


글쓰기에서의 신구 조화는 필수적이다.


지나치게 신조어를 사용하여 문장을 구성하는 것도 위태롭다.


때로는 대중적인 것이 진부함으로 치우치는 경우도 잦다.


남들이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은 이미 낡은 상태이어서 다른 대체 표현이 오히려 새로울 수 있다.



늘 새로움은 나로부터의 새로움이다
따라감은 결코 새로움이 될 수 없다


서툴러도 나의 리듬에서 피어나는 꽃을 읽어야 한다.


그렇다고 나의 태곳적 표현에 갇혀서도 유감이다.


나라는 생명체는 수억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나 어느 한순간도 세포가 죽고 태어나기를 멈춘 적이 없다.

죽지 않으면 그것은 암세포에 불과하다.

물론 본능적으로 나를 살리기 위해 신체는 암세포를 만들지만 근본적으로 나를 죽이기 위해 암세포는 스스로 증식한다.


어제의 문장이 생명을 다하지 않으면-죽게 내버려 두지 못하면-나의 글쓰기는 최종적으로 파멸한다.


나의 문장들은 정상적인 세포처럼 한 번 태어났다면 이내 죽어야 한다.


남의 문장을 이식하는 것도 위험하다.


내 안에서 문장을 성장케 하려면 나에게 적절한 체온으로 만들어진 문장을 오늘 발명해야 한다.


나를 거역하면서 나를 떠받치는 새로운 문장을 써야 한다.


어제의 새로운 문장이 오늘의 낡은 문장으로 기여하려면 끊임없이 써내려 가야 할 것이다.


새로움을 낳기 위해서 기존의 문장들을 죽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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