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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Jul 22. 2024

여름의 절정

0771

염소뿔이 작렬하는 태양이 아닌 쏟아지는 폭우에 녹을 태세다.


여름의 절정인 대서에 서 있다.


무언가의 꼭대기는 예측불허다.


지나치게 뜨겁거나 지나치게 서늘하다.


태풍 개미가 북상 중이니 장마의 운명은 더 안갯속이다.


한시 앞도 알 수 없는 일기예보에 체코 날씨 앱으로 한반도의 날씨를 살핀다는 기현상도 이채롭다.


이런 변덕스러움을 어떻게 계량화할 수 있을까.


구분 짓고 단정 지을 수 없으니 강력해지는 것이다.


하늘이라는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이미지들이 한 치 앞도 넘겨 추측할 수 없어서 경이롭다.

 

대서의 대서사시인가



여름은 가장 깊은 곳에서 제 몸을 가만 두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다. 기쁨에 겨워.


절정의 순간을 자축하려는 것일까.


지금의 폭우는 하늘에서 지상으로 쏘아 올리는 폭죽이다.


맑은 폭죽이 닿는 곳마다 꽃이 피어 나온다.


한여름 낮의 물꽃놀이


통창 너머로 장관이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대서의 축제를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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