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Aug 29. 2024

8월의 체격

0809

무한대 같았던 8월이 거의 지나가고 있다.

(8월을 누워서 바라보면 무한대로 보인다)


유독 마지막날이 토요일에 박혀 있으면 더 끝없어 보인다.


특히 무더운 날씨의 연속은 운신의 폭을 제약하니 더욱 지루한 시간의 총합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생긴 것은 눈사람 모양을 하고서는 하는 짓은 온통 끈적거리고 후끈거리고 질척거린다.


8월과 다정하게 보내셨나요


계획에도 없는 불쾌지수를 의식해야 하고 비좁은 어깨가방에는 불시를 대비한 우산을 챙겨야 한다.


그야말로 8월은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다.



8월은 7월에게 무엇을 전달받았기에 작년보다 어깨가 더 벌어지고 근육이 단단해진 것일까.


많은 이가 8월과의 대적을 피해 멀리 떠난 것을 보면 대충 알 수 있다.


아령 같은 제모습을 가지고 여름의 견고함을 다진 것일까.


거칠게 두 개의 계절로 1년을 자른다면 이제는 여름의 파이가 더 클 것이다.


머지않아 여름관리사라는 신종직업이 생길 것 같다.


9월이 되면 8월의 이유를 구해 듣는 시간이 온다.


9월은 8월보다 느긋하고 너그러워서 지난 시간의 횡포들을 늘어놓는다면 모두 듣고 답해줄 것이다.


9월에는 어떤 아름다운 궁리를 꿈꾸나요


선선해지는 가을의 길목에서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대와 함께 나누고 싶어요.


월간 북토크 9월호에서 만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철저한 준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